산업연관분석모형의 유용성과 오해 [이춘근교수 경제상식 #6]
▣ 산업연관모형의 유용성
산업연관분석은 산업 간의 최종거래는 물론이고 중간거래 간의 연관관계도 정확히 분석할 수 있어 많은 유용성이 있다. 즉 산업연관분석은 국민경제 전체를 포괄하면서 전체와 부분을 유기적으로 결합하고 있기 때문에 거시적 분석과 미시적 분석을 할 수 있고, 소비와 투자 등 최종수요에 대한 생산, 고용, 소득, 부가가치 등 국내 및 지역경제에 미치는 각종 파급효과를 산업부문별로 나누어서 분석할 수 있기 때문에 경제계획의 수립과 예측 그리고 산업정책의 방향이나 조정 등에 유용한 분석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또한 산업연관분석은 수입원자재 가격상승이나 임금, 이윤 등 비용인상요인에 의한 물가파급효과를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생산기술이나 산업구조면에서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고 있는 경제에서는 국민경제내지 지역경제의 총체적인 소득순환분석과 산업연관분석이 상호보완적으로 이루어질 때 더욱 효과적인 경제분석이 가능하게 된다.
게다가 산업연관분석의 주요 영역과 적용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산업연관분석은 한 나라 또는 한 지역 간의 경제분석이나 산업구조분석은 물론이고, 여러 국가 간, 여러 지역 간 산업연관표를 작성하여 경제분석에 활용되고 있으며, 환경문제나 에너지경제분석, 동학모형, 클러스터 분석(cluster analysis), 선형계획모형과의 결합, RCGE 모형(Regional 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 Model), 세계산업연관표에 의한 주요국간 산업연관효과 분석까지 응용되고 있다(이춘근, 2006, 19-20면 및 2008.7, 11-15면).
▷W. W. Leontief 교수(노벨경제학자)와 함께 (1996. 4. 20. 미국 뉴욕대 레온티에프교수 연구실에서, 필자 촬영)
▷ 일리노이대 J. D. Hewings 교수와 함께(2016. 7. 8 세계IO학회, 필자 촬영)
최근에는 WIOD(World Input-Output Database)는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U Commission)와 네덜란드 과학연구재단(NWO)의 지원으로 그로닝겐 (Groningen) 대학과 독일의 유럽경제연구센터(ZEW),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유럽 12개 연구기관이 참여하여 작성하였다.
WIOD에서 세계산업연관표(World Input-Output Tables)를 주기적으로 작성하여 발표하고 있어 이 분야 연구자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세계투입산출표는 2013년에 세계 40개국(27개 EU국가와 13개 기타 국가)을 대상으로 1995년부터 2011까지 발표되었다가 2016년 11월에 다시 세계 43개국을 대상으로 2000년에서 2014년까지 연장 발표되었다. 2014년 통계는 28개 EU 국가와 미국, 중국, 일본, 한국 등 15개 다른 주요 국가가 포함되어 전체 43개국, 56부문의 국가 간 산업연관표이다. 세계산업연관표(WIOT)는 국가 간 교역을 산업연관표의 체계에 맞춰 작성한 통계표로서 부가가치 기준 무역의 측정은 물론 국가 간 무역이 궁극적으로 어느 나라의 수요에 의해 창출되었는지를 분석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
또한, 일본의 주요 도시와 현 정부에서는 주기적으로 해당지역 산업연관표를 실제조사에 의해서 작성하여 지역경제구조를 분석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나라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에서 전국 및 지역산업연관표를 작성하여 주기적으로 발표하고 있어 이 분야를 연구하는 학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에는 이 분야에 대한 연구모형과 기법이 계속 발전하고 있어 특정 산업분야의 진단이나 평가 시 보다 정확한 시사점을 제시할 수 있게 되었다. 전국산업연관표를 지역에 적용하면 지역산업연간표가 되고, 이 표를 중심으로 분석하면 지역산업연관분석이 된다.
산업연관분석을 체계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의 모임은 국제산업연관분석학회(IIOA: International Input-Output Association)가 있다. 이 외에도 대륙별 산업연관분석학회가 있는데, 아시아쪽에는 환태평양산업연관분석학회(PAPAIOS; Pan Pacific Association of Input-Output Studies)가 있고, 국내에서는 한국경제시스템분석학회가 있다. 2016년 7월에 국제산업연관분석학회가 서울 연세대에서 개최되었는데, 이 분야 글로벌 석학들이 거의 대부분 참석하여 열띤 토론을 하였다.
▣ 가정과 오해
산업연관분석기법은 많은 유용성이 있지만 몇 가지 가정 내지 한계가 있다. 즉산업연관모형은 규모에 대한 수익불변(constant returns to scale) 현상을 가정한다. 즉 생산요소를 10% 증가시키면 산출물도 10% 증가한다는 것이다. 또한 대체 생산방법과 결합생산(joint production)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가정이다. 즉 각 상품에 대하여 하나의 생산방법만 존재하고, 한 산업은 한 상품만 생산 즉, 각 상품과 각 산업부문은 1대 1의 대응관계에 있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요소들간에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이 때 등생산량 곡선(isoquent curve)은 L자형이 된다. 만약 중간 투입물에 대한 대체탄력성(the elasticity of substitution)을 로 표시하면 이 영(0)라는 것이다. 이 가정은 각 산업에는 단하나의 생산방법이 존재한다는 가정과 연결되는 것이다. 이는 요소 간의 대체가 불가능한 L자형의 등생산량곡선을 나타낸다. 이 현상을 다른 측면에서 보면 고정투입계수 생산함수를 가정하는 것이다. 대부분의 비평가들은 이 가정에 약간 문제가 있다고 한다.
▷세계산업연관학회 회장단과 함께 (2016. 7. 8 세계IO학회, 필자 촬영, 국내학자로는 부경대 고종환교수 함께 촬영)
▷ Washington State University의 David W. Holland 교수와 함께(워싱턴주립대 홀랜더 교수 연구실에서 2006. 11, 필자 촬영)
비평가들의 견해는 크게 3개 그룹으로 분류되는데, 첫번째 그룹은 이 가정이 이론적으로 약간 문제가 있지만 그 응용은 가능하다는 견해이다. 두번째 그룹은 조사자들로 구성되었는데, 만족하게 허용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실증적으로 분석될 수 있다는 것이다. 세 번째 그룹은 주로 경제학자들의 견해로 이 가정은 대체정리(the theorem on substitution)로 타당하게 입증되어 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종합해 보면 이 가정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고, 긍정적으로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이춘근, 2006, 16-18면). .
최근에 와서 이러한 가정들은 새로운 실증적인 모형인 구조적인 계량경제모형이나 산업연관모형과 계량경제모형의 결합, 선형계획(Linear Programming)과의 결합, CGE 모형(Computable General Equilibrium Model) 등의 개발로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다.
원래 파급효과 분석은 레온티에프(W. Leontief) 교수가 개발한 산업연관분석기법에 의해서 행한다. 산업간 주고 받는 중간수요와 중간투입 거래를 정확히 작성하여 발표하는 산업연관표에 의해서 정확히 분석할 수 있다. 산업연관분석은 케케인즈의 승수이론을 실물경제에 적용하여 산업간 주고받는 파급효과를 정확히 계산할 수 있다.
파급효과를 분석할시 주의할 점 몇 가지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산업연관분석기법의 기본가정이 있는데 이를 이해하고 해석해야 한다. 둘째, 생산유발효과는 기본적으로 발생하는 투자와 소비지출을 정확히 분석하고 그에 따른 파급효과를 분석해야 한다. 따라서 투자 및 소비지출의 크기에 따라 파급효과 분석은 달라질 수 있다. 파급효과 분석은 투자지츨에 따른 승수효과로 인하여 어느 정도 승수배의 파급효과가 발생한다. 그 크기보다는 승수효과가 보다 더 커지도록 경제주체들이 다 같이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부가가치 내지 국민소득을 증가시키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해당지역에 더 많은 부가가치가 창출될 것이다.
최근 시도연구원이나 학자들이 타당성 분석이나 사업성 분석시 대안적인 분석방법으로 산업연관분석모형을 활용한 파급효과 분석을 많이 사용하는데, 이는 극히 기초적인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분석이다. 이외에도 산업연관분석 분야에는 수많은 연구분야가 있다는 것을 이해해야 할 것이다. 파급효과 분석도 이용한 통계자료를 정확히 밝히고, 개별 연구마다 별도로 역행렬을 계산하여 해당 프로젝트에 맞는 파급효과를 정확히 계측하여 제시하여야 한다.
그런데 이 분야를 잘 이해하지 못하거나 잘 모르는 비전공 학자들은 이러한 분석기법을 폄훼하는 경우도 있다. 이런 학자들은 자기가 무지하다는 것을 자각하고 반성해야 할 것이다. 산업연관분석 분야는 이 분야를 깊이 연구한 두 명의 학자들이 각각 노벨경제학상을 받았고, 새로운 연구분야가 점차 확대되고 있으며 분석기법도 날로 정교하게 발전하고 있다. 이 분야 학문은 계속 발전하기 때문에 끓임없이 지속적으로 평생 연구해도 자기생애에 다 못할 수도 있다. 성숙한 학자들은 항상 겸손한 자세로 타인의 연구분야를 존중하고, 자기가 관심있는 분야의 학문 발전을 위해 계속 탐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