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펜재와 기펜의 역설 (Giffen's paradox) [이춘근 티스토리 84회; 경제상식 #51]
다른 모든 조건이 동일할 때, 한 상품의 가격이 상승하면 그 상품의 수요량은 감소하고,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은 증가한다. 이와 같이 가격과 수요량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변화하는 것을 수요의 법칙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러한 수요의 법칙에 예외적인 재화가 있는데, 이를 기펜재(Giffen's goods)라고 한다.
기펜재는 가격의 하락(상승)하면, 오히려 수요량이 하락(증가)하는 재화를 말한다. 기펜재의 경우 가격과 수요량이 같은 방향으로 이동함으로써 가격과 수요량 사이의 역의 관계를 나타내는 수요의 법칙이 적용되지 않는다. 19세기 아일랜드 지방에서 감자가격이 하락하여 구매력이 증가하자 그동안 주식으로 해 온 감자에 신물이 나서 감자 소비를 줄이고, 고기 소비를 늘린 사례가 전해지고 있다.
수요의 법칙에 따르면 어떤 재화의 가격이 떨어지면 그 재화의 수요량은 늘어나게 되고 가격이 오르면 줄어드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가격이 떨어졌는데도 그 재화를 소비하는 대신 그 재화보다 우등한 재화를 소비함으로써 오히려 그 재화의 수요가 감소하게 되는 현상을 기펜의 역설(Giffen's paradox)이라 하고, 이러한 재화를 기펜재라 한다. 이것은 가격이 떨어짐으로써 실질적으로 늘어난 소득을 가지고 우등재를 구입하기 때문이다. 즉 가격변화에 대한 정(正)의 소득효과가 부(負)의 대체효과를 상계하고도 남는 경우에 나타나는 것이다. 기펜재의 수요곡선은 우하향하는 것이 아니고, 우상향한다. 기펜재는 열등재 중 특수한 재화이다.
영국의 경제학자 로버트 기펜(Robert Giffen)이 아일랜드인들이 감자의 가격이 올라가면 감자의 소비를 줄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늘리는 것을 발견했다. 후에 이는 기펜재라고 이름지어졌다. 열등재이면서 소득효과가 매우 큰 경우에서 기펜재의 성격을 띄는데 현실에선 찾기보기 쉽지 않다. 기펜재는 ① 재화가 열등재이며, ② 소득효과가 대체효과보다 클 때 발생한다.
정상재(일반재)= 가격이 상승하면 수요량이 감소하고, 반대로 가격이 하락하면 수요량이 증가하는 재화.
열등재(하급재)= 소득이 증가하면 수요량이 감소하는 재화.
기폔재= 가격이 하락(상승)하면 오히려 수요량이 감소(증가)하는 재화
= 열등재 중에서도 열등성이 아주 커서 소득효과(재화가격↓→실질소득↑)가 대체효과(재화가격↓→ 수요증가↑)를 초과하는 경우
위의 표에서 보는 바와 같이 가격변화와 수요량 변화가 반대 방향이면 음(-)으로, 같은 방향이면 양(+)으로 표시할 때, 대체효과는 정상재이든 열등재이든 모두 음으로 나타나고, 소득효과는 정상재는 음으로, 열등재는 양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소득효과(income effect)는 한 상품가격의 변동이 소비자의 실질소득을 변화시켜 구매력을 변동시키는 효과를 말하고, 대체효과(substitution effect)는 상대적으로 싸진 상품을 더 수요하고, 상대적으로 비싸진 상품을 덜 수요하는 효과를 말한다. 따라서 정상재인 경우에 음의 대체효과와 음의 소득효과를 합한 가격효과(price effect)는 당연히 음이 된다. 열등재는 음의 대체효과가 양의 소득효과를 압도하여 음의 가격효과를 나타내는 경우이다. 기펜재는 열등재 중 특수한 재화로 양의 소득효과가 음의 대체효과를 압도하여 양의 가격효과를 나타내는 경우이다.
아무튼 기펜재는 19세기 중반 아일랜드 당시 감자가격이 상승했을 때 수요가 증가했다는 역사적 사실이 있고, 수학적 증명과 동물실험으로 기펜재는 설명되었지만, 실물경제에서 그 사례를 찾아보기는 많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