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블렌 효과(Veblen effect)와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 [이춘근 티스토리 85회; 경제상식 #52]
대부분의 사람은 주어진 소득 범위 내에서 현재와 미래소득을 고려하면서 최소 비용으로 최대 효과를 얻기 위한 경제원칙에 따라서 합리적 소비를 하게 된다. 하지만 가계의 합리적 소비를 방해하는 비합리적 소비행태가 있는데, 이를 설명하고자 한다.
먼저, 베블렌 효과(Veblen effect)는 가격이 오르는 데도 일부 계층의 과시욕이나 허영심 등으로 인해 수요가 줄어들지 않는 현상을 말한다. 소비자들이 남들보다 돋보이고 싶은 심리에서 이른바 명품만을 소비하는 것을 말한다. 외제 자동차나 명품 의류와 가방, 보석과 같은 값비싼 상품을 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소비하는 경우가 바로 베블렌 효과에 속한다. 이러한 소비행태가 베블렌 효과라 불리게 된 이유는 미국의 경제학자 소스타인 베블렌(Thorstein Bunde Veblen)이 그의 저서 「유한계급론」에서 부유한 사람들의 과소비행태를 비판하였기 때문이다. 그는 이 저서에서 수요와 공급 법칙이 틀렸다며 강하게 주장했다. 남에게 과시하기 위해 사치성 소비를 하는 이들은 가격이 싼 상품보다 가격이 비싼 상품을 오히려 더 선호한다. 베블런 효과는 일종의 과시효과로 최고급 자동차나 의류와 시계, 와인, 향수 등의 사치품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이와 같은 행태가 나타나는 이유는 일반적으로 자신은 다른 사람과 차이가 있다는 점을 과시하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밴드왜건 효과(bandwagon effect)는 편승효과라고도 하는데, 많은 사람이 소비하는 재화나 서비스를 맹목적으로 따라가서 소비하는 현상이다. 곡예나 퍼레이드의 맨 앞에서 행렬을 선도하는 차(bandwagon)가 사람들의 관심을 이끈다는것에서 어원이 나왔고, 유행에 따라 소비하는 성향을 일컫는 말이다. 다른 사람들의 재화 소비가 증가하면, 이에 편승하여 재화 소비가 추가로 증가하는 효과를 의미한다. 어떤 선택이 대중적으로 유행하고 있다는 정보가 상품 선택에 더욱 힘을 실어주는 효과를 말한다. 이 단어는 미국의 경제학자 하비 라이벤스타인(Harvey Leibenstein)이 자신이 발표한 자료(Bandwagon, Snob, and Veblen Effects in the Theory of Consumer’s Demand, 1950)에서 처음 사용하였다. 밴드왜건(서부개척시대 운송수단인 포장마차)의 무리들이 다른 사람들을 따라 이리저리 이동하는 것처럼 자신의 주관이나 기호보다는 같은 또래의 친구들이나 모임 등에서 구매하는 것을 따라 하거나 새로운 스타일이나 패션을 따라가기 위해 구매하는 것을 지칭한다.
반대로, 스노브 효과(snob effect)는 백로효과 혹은 속물효과라고도 불리는데, 다른 사람들이 어떤 상품을 많이 소비하고 있으므로, 자신은 그 재화의 소비를 중단하거나 줄이는 효과를 말한다. 밴드왜건 효과와는 반대되는 개념이다. 즉 스노브 효과는 수요에 음(-)의 효과가 나타나는 것을 의미한다. 남들과 달라 보이고 싶은 일종의 과시욕이 작용한다는 점은 베블렌 효과와 비슷하지만, 스노브 효과는 타인의 소비량과 관련이 있어서 차이가 있다. 스노브 효과는 다른 사람들의 구매 여부에 따라 자기의 구매행위가 영향을 받는 것인데 비해, 베블렌 효과는 상품의 가격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베블렌 효과가 밴드왜건 효과로 이어질 때 상황은 심각해진다. 베블렌 효과는 본래 의미는 돈 많은 상류층 소비자의 비합리적 소비형태를 뜻하는데 그 상류층 소비자의 비합리적 소비형태를 일반 서민이 밴드왜건 효과로 따라하게 된다면 문제가 될 수도 있다. 이는 뱁새가 황새 따라가다 다리가 찢어질 수도 있는 것이다. 자기 자신에 대한 자존감을 키우고 자기 자신을 사랑하면 이러한 소비현상에 편승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좀 더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