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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전쟁; 리튬부터 2차 전지까지, 누가 새로운 경제 영토를 차지할 것인가? (독서평설) [이춘근 티스토리 902회]

여행정보(레오)88 2023. 6. 26.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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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요즘 우리나라 주식시장을 보면, 단연 주도주는 반도체 관련주와 2차전지(배터리) 관련주이기 때문에 배터리산업에 관심이 많아 이 책을 꼭 읽어보고 싶어 독서평설로 정리해 보았다. 배터리산업은 제2의 반도체산업이라 불리는 중요한 산업인데, 이책은 미래전망이 궁금한 독자들에게는 많은 도움이 되는 책이다. 우리나라도 배터리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SK온 등 세계 유수기업이 있어 분석이 필요한 분야이다.
[도서;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저, 안혜림 역, 배터리 전쟁(Battery War), ㈜위즈덤하우스, 2023.1]
 
▣ 저자; 루카스 베드나르스키
세계 최고의 금융서비스 기업 S&P글로벌(S&P Global)의 수석 애널리스트다. 배터리 산업 전문가로, 리튬, 흑연, 망가니즈 등 주요 배터리 물질과 기타 양극재 및 음극재 물질의 시장 흐름을 분석하고, 관련 산업과의 연계 솔루션을 개발한다. 전 세계 150개국, 1만 5000개 이상의 기관과 기업이 그의 시장분석을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
덴마크 올보르대학교에서 경제·경영학을 전공하고, 영국 서식스대학교에서 박사과정을 밟으며 지정학적 혼란과 에너지원 공급망의 관계를 연구했다. 그 외 중국, 러시아, 독일, 리히텐슈타인에서 국제금융을 공부했다. 희토류 같은 희소금속의 거래와 상품 개발로 경력을 시작했으나, 곧 신에너지 혁명과 전기 모빌리티로의 전환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해 리튬으로 눈길을 돌렸다. 이후 세계 최고의 시장분석 기업 IHS마킷(IHS Markit)에서 배터리 산업 전문가로 활동하다가, 2020년 IHS마킷이 S&P글로벌에 인수되며 지금의 자리로 옮겼다.
리튬 산업 전문 소식지인 《리튬투데이(Lithium Today)》의 편집장, 트레이더 교육기관인 코모디티스아카데미(Commodities Academy)의 강사를 역임했고, 경제 전문 팟캐스트인 HC인사이더(HC Insider), 리더스 인 클린테크(Leaders in Cleantech) 등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리튬과 배터리 산업이 본격적으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2021년 이 책을 출간했다.
 
▣ 책 내용
세계 최고의 시장분석 및 금융서비스 기업 S&P글로벌의 배터리 분야 수석 애널리스트 루카스 베드나르스키의 첫 책이다. 저자는 두 가지 맥락에서 배터리 산업을 조망한다. 첫째, 소부장의 전 과정을 차근차근 따라가며, 배터리 산업의 글로벌 가치 사슬을 풀어낸다. 즉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소재’부터 배터리의 각종 ‘부품’과 관련 ‘장비(설비)’까지, 어느 하나 놓치지 않는다. 둘째, 논의의 범위를 에너지 패권까지 확장하며, ‘신에너지 경제’의 밑그림을 한발 앞서 조망한다. 이를 위해 책은 유력 기업들의 성취에 더해, 제2의 산유국을 꿈꾸는 소재 매장국들의 도전과 전기 모빌리티 산업과의 연계 현황, 시장가격을 좌우하는 주요 경제주체 간의 경쟁과 자원전쟁의 불씨 등을 두루 짚는다. 이로써 어떠한 축척에서도 알맞은 정보를 제공하는, 다음 10년의 가장 확실한 경제 지도를 펼쳐 보인다.
 
배터리 굴기를 꿈꾸는 중국 공산당과 전기여객기 스타트업이 함께 존재하는 이 역동적인 산업에 대한 저자의 평가는 간명하다. “리튬과 배터리 산업의 성장세는 꺾인 적이 없다.” 실제로 2021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리튬의 현물 가격은 1000% 상승했다. 지난 5년여간 국제 금융시장에서 배터리 관련 상품의 거래를 가장 앞서 주도해온 저자는 이를 거품으로 보지 않는다. 매년 50% 이상 성장하는 전기자동차 시장과 30년 내 탄소중립을 이루기 위한 각국의 정책적 노력이 배터리 산업을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진정한 ‘배터리의 나라’” 한국에 반가운 소식이다. 리튬 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일본은 물론, 심지어 중국보다도 후발 주자였지만, “품질과 규모를 동시에 구현한” 공급망을 구축해냈다. 분명 도전도 있을 것이다. 미국의 IRA 강행과 자원전쟁의 성격을 띠는 러우전쟁이 시사하듯, ‘배터리 무한 경쟁 시대’는 이미 시작되었다. 이는 막을 수 없는 거대한 흐름이다. 최신의 시장 전망과 정세 예측으로 그 흐름을 담아낸 이 책에서 독자는 투자부터 정책 결정까지, 최고의 인사이트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2차 전지의 주요 부품은 양극재, 음극재, 전해질로, 그중 핵심은 용량과 전압을 결정하는 양극재다. 특히 리튬 소재 양극재가 장착된 2차 전지를 리튬 이온 배터리라 한다. USITC(미국국제무역위원회)에 따르면 국제 2차 전지 시장의 70% 이상을 리튬 이온 배터리가 차지하는 만큼, 리튬은 배터리 황금기의 주인공이다.
 
저자는 리튬의 가능성을 가장 먼저 눈치챈 나라로 중국을 꼽는다. 1940년대 신장에서 리튬을 발견한 중국은 1960년대 수소폭탄을 개발하며 이를 전략 광물로 삼았다(63~72쪽). 이후 연구를 거듭한 끝에 리튬이 배터리 산업의 핵심 소재가 될 것임을 깨닫고는 1980년대부터 ‘863계획’에 따라 관련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했다(39~41쪽). 그렇게 준비를 마친 중국은 2000년대 들어 간펑리튬과 톈치리튬의 창업과 운영에 지원을 집중해, 오늘날 국제 리튬 시장의 절대 강자로 만들었다(93~95쪽).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두 리튬 기업이 2022년 상반기에 거둔 ‘순이익’만 180억 위안(3조 5000억 원)에 달한다.
 
중국의 리튬 개발사를 살펴보면, 그들이 신장을 포기하지 못하는 주요인이 ‘자원민족주의’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상황은 라틴아메리카에서도 반복되고 있다. 저자가 “리튬 삼각지대”라 부르는 칠레,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에는 총 4700만 톤에 달하는 엄청난 양의 리튬이 매장되어 있다(158쪽, 185쪽, 205쪽). 지금까지는 기술과 자본이 부족한데도 외부 세력과의 협업을 방해하는 자원민족주의 탓에 빗장이 닫혀 있었지만, 계속해서 많은 국가와 기업이 문을 두들기고 있다. 저자는 이들이 “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가 될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강조한다. 실제로 칠레의 SQM(칠레화학광업협회)은 국제 리튬 시장의 30%를 차지하며 제2의 사우디아람코로 성장 중이다(173~177쪽). 한국의 경우 포스코가 200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도전한 끝에 2018년 아르헨티나에서 리튬 채굴권을 따냈다.
 
반대로 자국의 리튬을 세계 시장에 적극적으로 내놓는 국가도 있다. 오스트레일리아는 그린부시스, 마운트매리언, 필갠구라 등 여섯 곳의 리튬 광산에서 연간 30만 톤에 가까운 리튬을 채굴한다. 중국의 리튬 기업들이 적게는 5%에서 많게는 45%까지 이 광산들의 지분을 취득했는데, 오스트레일리아는 각종 법적 장치를 동원해 통제권을 유지하고 있다(105~106쪽). 중국이 환경문제 때문에 본토 내의 리튬 채굴량을 줄이고 있는 상황에서, 오스트레일리아는 자국의 리튬 광산들을 대중 외교의 강력한 무기로 사용 중이다(99~102쪽).
중국과 리튬 삼각지대, 오스트레일리아가 리튬을 채굴하고 재가공해 가치 사슬의 상단(upstream)을 맡고 있다면, 한국과 일본, 미국은 그 리튬으로 각종 부품을 만들고 배터리를 생산해 가치 사슬의 하단(downstream)을 맡고 있다. 저자는 한국의 배터리 기업들이 “유럽의 희망”이 되었다고 분석한다. 201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유럽은 배터리 산업에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그들에게 중요한 건 어디까지나 자동차 산업이었고, 배터리는 다른 나라에서 수입하면 된다고 판단했다(20~21쪽). 하지만 배터리 산업의 급성장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지자, 부품 생산과 설비 건설을 위해 2015년부터 한국 기업들을 ‘모셔오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기업이 LG에너지솔루션(당시 LG화학)과 삼성SDI다. 두 기업은 각각 폴란드와 헝가리에 배터리 공장을 건설했는데, 유럽 내 리튬 이온 배터리의 상업 생산이 가능한 거의 유일한 설비들이다. 특히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공장은 2022년 한 해에만 테슬라 모델 3를 기준으로 200만 대분의 배터리를 생산했다.
 
일본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처음 상용화한 나라로 관련 기술은 뛰어나지만, 현재는 뒤처진 상태다. 리튬 채굴과 재가공, 부품 생산과 조립 등 어느 분야에서도 두각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소위 ‘갈라파고스제도’로 불리는 일본답게 거의 유일하게 니켈 메탈 하이브리드 배터리를 사용하는 도요타(271~272쪽), 테슬라에 리튬 이온 배터리를 공급하는 파나소닉과 스미토모 정도가 눈에 띌 뿐이다(12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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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은 가치 사슬에서 독특한 위상을 차지하고 있다. 2000년 아르곤국립연구소가 개발하고 특허를 취득한 NCM 양극재(리튬과 니켈·코발트·망가니즈를 혼합)가 리튬 이온 배터리에 가장 일반적으로 쓰이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국 배터리 기업들의 시장 점유율은 낮아도, 특허를 이용해 벌어들이는 수익이 천문학적일 것으로 예측된다(118~121쪽).
한마디로 배터리 산업은 “장애물달리기”와 같다. “발전은 이어지겠지만 막다른 길도 많다.” 이 쉽지 않은 경주에 수많은 국가와 기업이 뛰어드는 것은, 배터리 산업이 평범한 일상생활부터 경제 구조와 에너지 패권, 지구 환경까지, 모든 영역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가치 사슬의 흐름부터 자원전쟁까지 배터리 산업의 여러 주제를 날카롭게 분석하며 다음 10년을 미리 그려낸다

▣ 목차
목차
한국어판 서문
미국은 그간 배터리 산업에 대한 투자가 뒤처져있었지만, 정부가 변화를 위한 부양책을 내놓았다. 대표적인 예가 <인플레이션 감축법안; Inflation Reduction Act, IRA>이다. 완제품은 물론이고, 배터리를 이루는 부품과 물질 모두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나라에서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조건을 만족하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리하다. 예를 들어 일본과 EU는 미국과 FTA를 체결하지 않아 최혜국대우를 받지 못한다. 그런점에서 한국이 IRA법안의 혜택을 볼 전망이다. 더 중요한 사실은 미국에서 셰일 혁명(shale revolution)에 비길만한 배터리 혁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머리말│꺾이지 않는 성장세; 배터리산업의 성장세는 초기부타 지금까지 꺽인 적이 없다. 리튬이온배토리의 수요는 2000년부터 2015년까지 30배이상 증가했고, 2015년부터 2025년까지 10배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바로 다음 10년의 이야기│아시아로 이동하는 축│누가 기회를 포착할까
 
1장 메이드 인 차이나
미국의 전기자동차와 중국의 전기자전거│합작과 보조금의 쌍두마차│공동의 꿈, 공동의 이익│편지 한 통으로 시작된 신에너지 혁명│거대한 실험실│10개 도시, 1000대 전기자동차
2장 더 많은 배터리, 더 많은 리튬
비야디의 성공과 수직 계열화│‘진’이 중국을 통일하다│새로운 영토, 새로운 자원│성스차이, 스탈린, 장제스│중국 최초의 리튬 가공 시설│핵무기 개발이 대세를 바꾸다.
 
BYD(Build Your Dreams)는 비야디라고도 불리며, 중국의 대표 전기자동차 업체로 2003123일 모회사이자 배터리 제조 업체였던 비야디가 시안친촨자동차(西安秦川汽车)를 인수하여 자동차사업에 진출하면서 설립했다. 과거엔 주로 내연기관 차량을 만들었지만 지금은 전기차로 이름을 알리고 있으며, 2023년 1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 세계 2위이다. BYD가 1위라고 보도한 자료들도 있지만 이는 하이브리드 차량까지 포함한 수치로, 엄밀히 말하면 전기차가 아니라 전동화 차량 판매량이다. 테슬라가 판매하는 차종이 모두 고가 모델인 반면, BYD의 차종은 중저가 차량 위주다. 특이하게도 처음에는 배터리 분야에서 성장했다가 내연기관 자동차와 전기자동차 분야로 나아가며 대기업이 됐다. 배터리 분야에서는 삼성SDI와 경쟁관계에 있다. 관련기사 시가총액은 약 165조원으로, 자동차 회사를 통틀어 테슬라 및 토요타의 뒤를 잇는 세계 3위 기업이다. 버크셔 해서웨이가 모회사 비야디의 지분 약 25%를 보유하고 있다가 상당수를 매각했다
중국 비야디는 창립하고 10년도 채 지나지 않아 국제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 회사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크고, 중국에서는 가장 큰 배터리 생산 업체다. 전기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전기 모빌리티 분야에 대한 정부의 지원을 목격한 왕촨푸는 휴대전화 배터리 사업에 만족한 채 확장을 멈춰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마침 비야디의 가장 큰 자산이었던 배터리는 전기자동차의 핵심 성능을 결정하는 기본 구성품이었다. 이런 판단하에 2003년 비야디는 국유기업이었던 시안진촨자동차(西安銀川汽車)를 인수했다. 배터리는 만들 줄 알았으므로, 자동차 만드는 법을 최대한 빨리 배워야 했고, 가장 빠른 길은 기업 인수였다.
 
3장 배터리 공급망의 거인들
미지의 신사업│틈새에서 답을 찾은 간펑리튬│신흥 시장의 법칙, 승자 독식│맑은 공기를 위한 총력전│홍콩증권거래소의 종이 울리다│리튬 채굴에서 리튬 가공으로│업계 1위 앨버말과의 차이점│리튬 가격의 오늘과 내일│오스트레일리아와 중국의 미묘한 관계
앨버말(Albemarle)은 미국의 리튬 업체로 2021년 세계 리튬 수요량의 약 35%를 차지해 세계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1994년 설립된 앨버말은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에 본사를 두고 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해 있다. 시가총액은 268억달러에 달한다. 세계 1위 리튬 회사로 100개국에 직원을 두고 있다. 리튬 외에도 제약, 시추 등에 사용되는 브로민(브롬)과 석유화학 공정에 쓰이는 촉매제 등을 생산한다. 리튬 사업부가 앨버말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7%다.
리튬은 염호 혹은 광산에서 채굴해 탄산리튬 또는 수산화리튬으로 가공한 후 배터리 소재로 사용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30년까지 전기차향 리튬 수요가 현재 대비 최소 8배, 최대 17배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리튬 수요의 구조적 증가는 가격 상승을 수반한다. 당연히 리튬을 채굴하고 가공하는 업체들이 수혜를 누릴 수 있다.
앨버말은 유일하게 염호(소금호수)와 광산 모두에서 리튬을 채취·채굴하는 기업이다. 2차전지의 핵심 소재인 양극재 원재료로는 탄산리튬과 수산화리튬이 있다. 일반적으로 탄산리튬은 염호에서 채취하는 것이, 수산화리튬은 광산에서 채굴하는 것이 원가를 절감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앨버말은 칠레 아타카마에서 염호를, 호주 그린부시 광산에서 리튬을 채취·채굴하고 있다. 칠레와 호주는 전체 리튬 매장량의 각각 43.8%, 22.4%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업계 1위인 앨버말(Albemarle)은 리튬 산업에서 가장 수익성이 뛰어난 기업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사는 주주들을 위해 최대한의 가치를 창출하려 할 뿐, 양만 따져서 ‘1위’를 유지하는 것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는 듯하다. 앨버말은 투자자들이 솔깃해할 발언들을 쏟아낸다.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것은 미국의 상장기업으로서는 더없이 건전한 판단이지만, 전략적 관점이 부족하다. 반면 중국 기업들은 전략적으로 행동에 나선다.
 
4장 한··일 트로이카와 다크호스들
인민의 대표가 된 거부│세계 최대 리튬 기업 SQM(칠레)을 먹어치우다│하늘보다 높은 톈치리튬(중국)의 몸값│리튬 산업을 누비는 중국 자본│뛰어나지만 뒤처진 경쟁자들, 미국과 일본│무역 전쟁 발발│유럽의 희망이 된 LG│공급 과잉은 없다│리튬 광산과 자원민족주의│리튬 화합물과 양극재에 집중하는 유럽│다크호스를 꿈꾸는 인도
2015년 LG화학은 유럽에 배터리 공장을 짓기로 하고 폴란드 브로츠와프(Wroclaw) 근처의 부지를 노렸다. 독일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와 가깝다는 점, 독일과 비교해 생산 비용이 낮다는 점, LG가 오래전부터 폴란드에 진출해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놀랍지 않은 선택이었다. LG는 폴란드가 공산주의에서 벗어나 급격히 변화하던 광란의 시대에 논란의 기업 아트-비(Art-B)와 거래하며 이 나라에 등장했다. 당시 20대에 불과했던 아트-비의 창업자들은 현대자동차와 컨테이너선 두 척 분량인 차량 5만 대를 수입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회의 중 신용카드 한 장으로 대금을 결제해 한국 재계에 일대 파문을 일으켰다.
 
5장 라틴아메리카에 펼쳐진 리튬 삼각지대
쿠데타의 조짐│혁명가의 조언│젊고 야망 있는 개혁가│주가조작과 정경유착의 릴레이│리튬의 사우디아라비아, 칠레│소금 호수에 쏟아부은 1800만 달러│칠레는 전기자동차 생산을 꿈꾼다│아니, 리튬 채굴에 집중하라│포스코와 칠레의 동상이몽│끝나지 않는 CORFO와의 줄다리기│누가 경제성장을 방해하는가│훌륭한 장애물달리기 선수, SQM
글로벌 시장에서 리튬이 탄소중립을 위한 핵심 원료로 주목받고 있다. 호주는 리튬 생산량 1위 국가로 2022년 글로벌 리튬 생산량의 약 50%를 공급했다. 리튬은 호주, 칠레(25%), 중국(14%) 등 3개국이 전 세계 리튬 생산의 90%을 차지한다.
칠레가 배터리와 전기자동차 산업으로의 진출을 위해 더 확고한 기반을 구축하려 할 때 유리한 조건은 리튬뿐이 아니다. 이 나라는 전기 가격이 아주 저렴한데, 특히 태양광발전이 활발해 2025년에는 메가와트(Mega Watt, MW)당 가격이 15달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내 평균 전기 가격과 비교하면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런던의 거의 모든 우버 운전자들이 유지비를 따져서 전기자동차로 옮겨간 것을 생각한다면, 칠레에서는 관련 산업으로의 유인이 훨씬 더 강력할 것이다.
 
6장 혼란한 정치와 흔들리는 리튬 산업
아르헨티나의 특산물, 채무불이행│광업 후진국에 도전한 에라메트│눈 가리고 아웅 하는 환경영향평가│원주민들의 도둑맞은 권리
아르헨티나는 칠레나 볼리비아와 달리 각각의 특성이 극단적으로 다른 다양한 염원을 보유하고 있다. 미래를 생각하면 이러한 특징이 이 나라의 리튬 산업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르헨티나 리튬 산업의 또 다른 특징은 현재 약 40여 개의 신규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주체가 각자 다른 공정과 접근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7장 가능성으로 가득한 불모지
볼리비아의 ‘하얀 석유’│우유니염원 쟁탈전에 뛰어든 FMC│뚝심과 아집 사이│“스미토모 씨 계신가요?”│미심쩍은 선택으로 점철된 독자 행보│독일과 손잡다│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독일│다음 상대는 중국일까
볼리비아가 세계에서 가장 많은 리튬을 보유한 것은 사실이라고 한다. USGS가 추산한 이 나라의 리튬 매장량은 2100만 톤이다. 볼리비아 자체 추산치는 훨씬 더 큰데, 자국 내 최대 소금 평원인 우유니염원에만 리튬이 1억 4000만 톤 있다고 본다.하지만 볼리비아가 어떤 식으로든 리튬 가격에 영향을 미칠 만한 국가로 발돋움하고 있었다거나, 비슷한 경로를 밟고 있었다는 주장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볼리비아 세관이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이 나라에서 (모랄레스가 쫓겨나기 전해인) 2018년에 수출한 탄산리튬은 컨테이너 하나로 운송할 수 있는 20톤에 불과했다. 이는 모두 중국으로 갔다.
 
8장 리튬만큼 중요하고 다이아몬드만큼 소란스러운
코발트, 콩고 외에 찾을 곳이 없다; 중국과 콩고의 무역량은 2002년이후 크게 증가했다. 삽 하나 들고 광산으로 향하는 사람들│BMW와 분쟁 광물│‘닌텐도’ 대통령의 자원 외교│국제 자원 시장의 지배자, 글렌코어│완벽한 친환경은 없다│전기자동차와 탄소발자국의 관계│흑연과 니켈이라는 복병│균형을 찾아서
지난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증가한 재생에너지 설비용량 중 절반 가까이가 중국의 몫이다. 하지만 중국의 에너지 소비욕을 자극하는 것은 세계 최대의 인구뿐이 아니다. 그보다는 이 나라의 거대한 산업 기반이 훨씬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 따라서 중국이 더 친환경적이지만 동시에 더 산업화된 나라, 예를 들어 독일과 같은 수준에 이르려면 매우 힘겨운 과정을 거쳐야 할 것이다. 중국 내 배터리 생산량과 석탄발전량을 동시에 고려하면, 킬로미터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기준으로 전기자동차가 전통적인 내연기관차보다 더 환경을 오염시킨다고는 할 수 없어도 동등한 수준이라고는 주장할 만하다.
 
9장 두 번째 기회가 된 배터리 재활용 산업
자원 부족의 나라│갈라파고스섬의 개척자, JX금속│중국을 덮칠 폐배터리 쓰나미│유럽과 미국을 노리는 거린메이│해운 업계의 블루오션이 된 폐배터리 운송│돈을 주고 폐기물을 사는 진풍경│5G 통신을 책임지는 재사용 배터리
한 차례 사용된 전기자동차 배터리를 모아 풍력발전소나 태양광발전소의 에너지 저장소로 사용하거나, 병원이나 데이터 센터의 예비 전력 저장소로 쓸 수 있다. 이러한 해법은 비용도 낮추고 지구도 도울 수 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다양한 신생 기업이 이러한 아이디어를 시장에 끌어들이려 노력하고 있으며, 중국에서는 이미 국유기업의 열렬한 지원 속에 대규모로 실험되고 있다. 중국은 2020년 말 약 50만 개의 5G 기지국을 설치했다. 이 중 일부 기지국은 두 번째 삶을 부여받은 리튬 이온 배터리를 예비 전력 저장소로 사용한다. 공업정보화부는 이렇게 밀집된 5G 기지국 덕분에 자국 내 5G 이용자가 6000만 명을 넘어섰다고 발표했다.
 
10장 가장 확실한 미래
제트연료를 대신할 배터리; 전 세계 200여개의 전기비행기 프로젝트가 진행 중이다.이비에이션과 코캄(Kokam, 한국), 하늘을 수놓다│환경과 경제성을 모두 만족시키다│노르웨이 근해를 누비는 전기화물선│양극재, 음극재, 전해질의 하모니│에너지 밀도를 높여라│주기율표에 숨은 미래 로드맵│킬로와트시당 100달러│리튬을 대체할 수 있을까│아킬레스의 발뒤꿈치와 전고체 배터리│배터리의 황금기
앨리스의 동력은 NMC 양극재가 들어간 820킬로와트시 용량의 리튬 이온 배터리가 공급하는데, 그 무게만 3.7톤이다. 참고로 테슬라 모델 3의 최상위 차종에는 75킬로와트시 용량의 배터리가 장착된다. 앨리스의 배터리는 한국의 특수 리튬 이온 배터리 생산 업체 코캄(Kokam)에서 만든다. 역사는 길지만 규모가 크지 않아서 일반인들은 한 번도 이름을 들어보지 못했을 기업이다. 이비에이션의 CEO가 인정했듯이 이 회사가 현 단계에서 필요로 하는 배터리의 수량은 LG화학이나 삼성SDI 같은 대형 배터리 생산 업체에서 설계를 시작할 만큼 많지 않다. 반면, 코캄은 사상 처음으로 전기를 동력 삼아 세계 일주 비행에 성공했던 태양광 비행기의 배터리를 만든 이력이 있다.
 
저자는 세계 배터리 산업에서 한국의 위상에 대해 “‘중국의 규모’와 ‘일본의 품질’을 잘 융합한 국가”라고 평가했다. 시장점유율은 중국에 필적하면서도 품질과 기술 측면에서 배터리 산업의 역사가 오래된 일본에 뒤처지지 않는다는 의미다. 그는 “이런 위상이 가까운 시일 내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중국도 가만히 있지 않고, 강력한 내수와 글로벌 공급망을 틀어쥐고 해외로 진격 중이다. 지난해 테슬라를 꺾고 전기차 세계 1위로 올라선 비야디(BYD), 배터리 점유율 세계 1위 닝더스다이(CATL) 등이 대표적이다. 그는 “전기차 시대에 이르러 중국은 세계에서 자신들의 존재감을 증명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그의 책 제목대로 배터리 소재를 둘러싼 ‘전쟁’은 과연 벌어질까. 과거 석유를 비롯해 한정된 자원을 둘러싼 전쟁의 역사가 반복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다. 그는 “가까운 시일 내 실제 전쟁으로까지 이어지진 않겠지만 최근 세계 각국이 배터리 자원을 ‘국보’(National Treasure)로 여기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멕시코가 최근 리튬을 국유재산화한 것이 대표적이다. 총을 들고 싸우는 전쟁은 아니더라도 ‘경계 짓기’는 이미 시작됐다는 뜻이다.
선진국에서조차 전기를 화석연료로 생산하고 있듯 전기차 시대에도 그늘은 존재한다. 배터리용 광물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사회적 문제도 여전하다. “그럼에도 전반적으로 전기차가 내연기관차보다 더 친환경적인 것은 사실”이라고 지적한 그는 “정확한 결정을 위해 더 많은 독립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고체 베터리는 안정성이 매우 높아진다. 전고체 배터리를 개발하려는 동기는 두가지이다. 리튬기반의 음극재에서 피어나는 덴드라이트의 성장을 억제하고, 배터리의 안정성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향후에는 <전기 비행기>의 꿈이 기술발전의 원동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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