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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브렉시트 3년 만에 최악의 경제성장률! 브리그렛(Bregret)에 직면했나? [이춘근 경제상식 티스토리 712회]

여행정보(레오)88 2023. 2. 7.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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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Brexit)는 영국을 의미하는 Britain과 떠난다는 뜻의 동사 exit을 합친 단어이다. 2020년 2월 영국이 EU를 탈퇴한 사건이다. 2016년 6월 23일 영국이 EU를 탈퇴할 것인가를 묻는 국민투표가 시행되어 투표율 72.2%에서 찬성 51.9%, 반대 48.1%로 가결되었다. 브렉시트(Brexit)의 국민투표일인 2016년 6월 23일 영국에서 두 번째로 많은 구글 검색어는 ‘What is the EU?’(유럽연합이 무엇인가?)였다. 상당수 영국인이 EU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탈(脫) EU에 투표했다는 얘기다.

EU는 경제통합체로서 핵심은 EU 단일시장이다. 단일시장이 작동하기 위해서는 4대 이동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한다. 상품, 서비스, 자본, 인력이 마치 한 국가 안에서 이동하듯 국경을 넘을 수 있어야 한다. 영국에서 EU에 대한 반감이 싹튼 건 인력의 이동, 즉 이민 문제 때문이었다. 중동부 유럽 국가인 폴란드, 체코, 헝가리 등의 국가에서 2004년부터 영국으로의 이민이 폭증하였다. 2004년부터 2011년까지 약 85만 명에 이르는 중동부 유럽 노동자들이 영국 노동시장으로 진입하였다. 영국의 저소득층 백인 노동자들은 생활이 팍팍해지자 분노의 화살을 이민자에게 돌렸다. 이민자들에게 일자리가 빼앗겼다는 것이다.

영국이 2020년 2월 1일 EU에서 공식 탈퇴한 지 3년이 흐른 지금, 영국 경제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독일 DPA통신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브렉시트 이전 독일의 5대 교역국이던 영국은 이제 체코에도 밀려 10위권 밖으로 처졌다. G7 국가 중 코로나 사태 이후 국내총생산(GDP) 규모가 줄어든 나라는 영국뿐이다. 브렉시트와 코로나 팬데믹, 러·우 전쟁에 따른 에너지 대란과 역대급 인플레이션 등 악재가 거듭하며 성장 동력을 잃어버렸다는 평가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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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영국 경제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자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뜻의 브리그렛(Bregret; Britain+regret))이라는 단어가 많이 풍자되고 있다. 한마디로 EU를 탈퇴한 결정을 후회한다는 뜻이다. 영국이 유럽연합(EU)을 탈퇴(브렉시트)한 지 만 3년이 지나도록 탈퇴 옹호자들이 내세우던 경제 개선 약속이 지켜지지 않으면서 지역 균형발전이 도리어 후퇴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유럽연합에 대한 반발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탈퇴 찬성률이 가장 높았던 50개 선거구 가운데 절대다수인 90%는 광역 런던 등 수도권과 경제·복지 격차가 오히려 커지는 등 더 큰 타격을 본 것으로 분석됐다.

영국의 경제성장률, 영국의 교역량 변화, 해외 직접 투자액, 국민 소득 등과 같은 거시 경제지표들의 브렉시트 이후 상황은 다음과 같다. 경제성장률은 급격히 감소하고 있고, 영국의 총 수출과 수입이 감소했고, 영국의 교역량에서 EU 회원국들과의 교역 비중이 감소한 반면, 비EU 회원국들과의 교역 비중은 점차 증가하고 있다. 영국으로의 해외 직접 투자액도 감소하고 있고, 영국 국민의 소득도 감소했다. 한마디로 브렉시트는 영국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래는 더 암울하다. 국제통화기금((MF)은 지난 1월 말 올해 영국 경제가 G7 국가 중 유일하게 마이너스 성장(-0.6%)할 것으로 예상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브렉시트를 후회한다는 ‘브리그렛(Britain+regret)’이나 영국이 이탈리아 수준으로 전락했다는 ‘브리탤리(Britaly)’ 등 신조어들도 등장했다. 영국의 경제성장률은 2021년 7.6%, 2022년 4.1%의 성장률을 보였지만, 2023년 –0.6%, 2024년 0.9%로 전망하였다.

사실 브렉시트는 태생부터가 기형적이었다. 지지층 이탈을 의식해 국민투표를 강행한 데이비드 캐머런 전 총리 자신은 “영국의 미래를 위해선 EU에 남아야 한다”라는 철저한 EU 잔류파였다. 그는 브렉시트가 통과되자 무책임한 말 한마디와 함께 총리직에서 내려왔다. 저도 한때는 미래였다고 했다.
캐머런 이후 리시 수낵까지 5명의 옥스퍼드 출신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의 위험을 알면서도 이를 공론화하지 못한다. 그들에겐 브렉시트는 ‘방 안의 코끼리’ 같은 존재다. 국가 명운을 대중 투표에 맡긴 캐머런이나 “대영제국이 왜 난민을 받아주며, 독일 메르켈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하냐”는 나이절 패라지(Nigel Paul Farage, 1964.4.3 ~ )같은 선동 정치가를 따른 후과는 영국인들 몫이다. 국운을 건 영국의 실험은 훨씬 무모한 것 같다.

최근 영국에서는 브렉시트를 후회하는 듯한 여론이 힘을 얻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EU 재가입 논의를 감히 먼저 입에 올리는 사람은 아직 찾기 어렵다. 브렉시트 단행 당시처럼 거센 논란이 재현될 것이 뻔한데, 그 부담을 지고 나설 정치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도 당장은 없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야당 노동당조차 '브렉시트가 제 역할을 하게 만들자'는 슬로건을 내미는 데 그치고 있다.
영국의 경제상황이 계속 좋지 않으면, 다시 EU 가입 여부에 대한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할지 모를 일이다. 물론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다. 아무튼 영국이 옛날과 같은 대영제국의 영광을 부활하지는 못할지라도 경제정책이 성공하여 안정적인 발전을 하기 바란다.

참고자료: 한국경제, 관련 기사, 2023.2.5./ 한겨례, 관련 기사, 202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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