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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대만의 TSMC 반도체 경쟁! 미국서 파운드리 경쟁과 고객사 확보 경쟁! [이춘근 주식투자 기업분석 티스토리 663회]

여행정보(레오)88 2022. 12.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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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와 우리나라 삼성전자가 미국에 최첨단 파운드리 공장(팹)을 건설하며 경쟁에 돌입한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굵직한 고객사가 미국 업체인 만큼, 양사는 현지에서 칩을 생산해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전략이다./최근 TSMC는 미국 신규 팹에서 애플, AMD 등 주요 고객사를 확보한 것을 공식화하며 시장 선점에 나선 모양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첨단 공정 시설을 구축하고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는 것에 승부가 달렸다고 조언한다.

TSMC(Taiwan Semiconductor Manufacturing Co. Ltd.)는 대만의 세계 1위 파운드리 대기업이다. 파운드리 시장 세계 1위로 2022년 기준 점유율은 53%이며, 생산규모는 2020년 기준 300mm 웨이퍼 환산 연간 1,300만 장 규모이다. 동아시아 증시에서 시가총액이 가장 높은 기업이다. 2021년 9월 시가총액 전 세계 8위로, 사우디 아람코에 이은 아프로-유라시아(Afro-Eurasia; 유럽, 아시아, 아프리카 대륙) 전체 2위를 기록하고 있다.

TSMC는 대만의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업체이고,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가 설계한 칩을 주문대로 만들어주는 파운드리업체다. 고객 체형에 따라 디자인한 양복을 딱 맞게 제작하는 재단사처럼 고객사가 원하는 기능의 칩을 적시에 생산하는 게 파운드리 경쟁력의 척도다. 1987년 사업을 시작한 TSMC는 단순히 고객의 요청대로 반도체를 만들어주는 데 그치지 않았다. 축적한 생산 노하우를 활용해 고객사의 설계에 ‘플러스 알파’를 더하는 데 주력했다. 또한, TSMC는 역량 있는 후공정(반도체를 기기에 부착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주는 것) 업체까지 연결해주며 고객사에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 같은 기술·서비스 경쟁력을 앞세워 TSMC는 시장점유율 53.4%(올 2분기 기준)로, 파운드리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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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질을 꼼꼼히 따지고 여차하면 ‘납품가 후려치기’로 유명한 애플도 유독 TSMC 앞에선 큰소리를 못 친다. TSMC가 없으면 자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칩의 경쟁력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엔비디아, AMD 같은 반도체 큰손들도 TSMC에 “우리 제품을 생산해달라”고 읍소한다. TSMC가 반도체업계의 ‘슈퍼 을’로 불리는 이유다. 원래 TSMC의 기본 생산 전략은 ‘자국 내 생산’이다. 모리스 창 TSMC 창업자가 지켜온 원칙이다. 기술 노하우 유출을 막고 근면한 대만 근로자들을 생산시설에 투입해 고성능 칩을 생산하기 위한 목적이었다. 그러나 반도체가 전략물자가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최근 2~3년간 미국 정부는 ‘메이드 인 USA’ 반도체에 집착하기 시작했다. 미국의 압박을 못 이긴 TSMC는 2020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에 170억 달러를 들여 파운드리 공장을 신축하기로 했다.

TSMC는 미국 신규 팹에서 애플, AMD, 엔비디아 등 든든한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삼성전자보다 유리한 출발선에 섰다. 고객사가 주문한 칩을 위탁생산하는 사업인 파운드리는 고객사 확보가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힘입어 TSMC는 미국 내 파운드리 투자를 기존보다 3배 확대해 애리조나공장에 총 400억 달러(약 52조 원)를 투자한다. TSMC는 지난 6일(현지 시각) 애리조나주 피닉스 1공장 장비 반입식에서 반도체 투자를 늘리고 애리조나주에 2공장을 추가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120억 달러가 투입된 1공장은 2023년 연말부터 4나노미터, 5나노미터 공정으로 월 2만장 규모로 양산할 계획이다. 당초 1공장은 5나노미터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이었으나 애플, AMD, 엔비디아 등의 고객사 요청에 따라 4나노미터 공정 기반 생산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2공장은 3나노 공정으로 칩을 생산하며, 2026년 가동을 목표로 한다.

특히, 애플의 팀쿡 CEO는 "TSMC에서 만든 칩에 '메이드 인 아메리카(Made in America)'가 찍히게 됐다"라며 "앞으로 애플은 TSMC의 애리조나공장에서 만든 반도체만 사용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그동안 아이폰, 아이패드 등에 들어가는 반도체를 TSMC 대만 공장에서 생산해 왔는데, 앞으로는 미국산 반도체로 대체하겠다는 의미다. TSMC는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 삼성전자; 기술 진보와 미국 신규 팹 고객사 확보가 관점

삼성전자도 현재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시에 총 170억달러(약 22조원)를 투자해 파운드리 2공장을 짓고 있으며, 2024년 하반기부터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삼성전자의 신규 파운드리 공장은 TSMC와 달리 지금까지 고객사의 생산 계획이 발표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있다.

반도체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미국에서 TSMC와 경쟁해 주요 고객사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5나노 이하의 첨단 공정의 생산시설을 구축해 맞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김지훈 이화여자대학교 전자전기공학 교수는 "TSMC의 애리조나 팹은 애플이란 대형 고객사를 확보하면서 초미세 공정 생산시설 구축으로 변경했듯이 삼성전자 또한 테일러 팹에 초미세 공정을 구축하는 것이 고객사 확보에 유리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은 대형 팹리스 업체들이 많은 만큼 초미세 공정 수요가 많은 시장이다"라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2025년 2나노, 2027년 1.4나노 등의 미세공정 반도체를 국내 평택 캠퍼스에서 생산하고, 테일러 팹에서도 첨단 공정으로 생산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삼성전자는 퀄컴, IBM, AWS 등을 고객사로 확보하고 있기에 이들 업체의 칩을 미국 팹에서 생산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삼성전자가 TSMC와 경쟁을 위해서는 파운드리 기술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따른다.

김형준 차세대지능형반도체사업단장은 "삼성전자가 대형 고객사를 유지하거나 확보하려면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과 발열 두 가지 문제를 기술적으로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라며 "기술을 확보해야 신규 고객사 확보도 가능해질 것"이란 의견이다./삼성전자도 이 문제를 의식한 듯 지난 9월 기관투자자 설명회에서 "4~5나노미터 공정에서는 TSMC와 비교할 때 뒤처졌지만, 3나노만큼은 중요한 '게임 체인저(시장 판도를 뒤집을 결정적 무기)'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며 강조한 바 있다.

 

한편, TSMC와 삼성전자의 미국 내 팹 투자는 미국 정부가 중국을 견제하고 자국에서 반도체 조달력을 높인다는 계획과 맞닿아 있다. 반도체 경쟁이 '국가 경제안보'로 부상하면서 미국은 아시아의 의존도를 줄이고 자국에서 반도체 생산력을 높이기 위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난 8월 서명한 '반도체 칩과 과학법(반도체법)'에는 미국의 반도체 산업을 위해 2천800억달러(366조원)를 투자하고, 527억달러(약 69조원)의 대출, 보조금 및 기타 인센티브와 미국내 반도체 제조에 대한 투자를 장려하기 위한 수십억 달러의 세금 공제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삼성전자와 대만 TSMC는 미국 신규 팹 또한 미국 정부의 세금 혜택 지원을 받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7월 서명한 반도체법은 미국 생산 반도체 기업 등에 25% 세액공제 등 총 500억 달러(약 66조 원) 규모를 지원해 반도체 기업들의 미국 현지 공장 건립을 이끌어내고 있다. TSMC도 애리조나 투자에 대해 수조 원의 보조금을 지급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 삼성전자-TSMC 반도체 오월동주

삼성전자는 TSMC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분야의 라이벌이지만, 차세대 기술 확보를 위한 협력을 주저하지 않으면서 ‘오월동주’에 나서는 모양새다. 11월 1일 업계에 따르면 TSMC는 19개 파트너 회사와 함께 ‘3D패브릭얼라이언스’라는 플랫폼을 조직했다고 밝혔다. 반도체 설계(EDA), 기판 등 칩 제조에 필요한 다양한 분야 회사들과 손을 맞잡은 것이다.

TSMC는 협력사 리스트에 국내 메모리반도체 회사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포함했다. 그간 업계에서는 세 회사 간 협력이 이뤄지고 있을 것이라는 추측이 제기됐지만, TSMC가 협력을 공식 언급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주력인 ‘고대역폭메모리(HBM)’ 기술을 TSMC와 공유한다. 하경수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TSMC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미래 HBM 기술을 확장해 고객들의 혁신을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동맹 사례 외에도 글로벌 거대 칩 기업들은 라이벌과의 활발한 기술 동맹으로 차세대 칩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특히 ‘칩4’ 동맹국인 한국·미국·일본·대만 회사들 사이에서 반도체 기술 표준화와 칩 생산을 위한 공조가 상당히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참고자료: 동아일보, 관련 기사, 2022.12.8./ ZDNET Korea, 관련 기사, 2022.12.7./ 서울경제, 관련 기사, 202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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