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지역은 경쟁력 약화와 이농현상 등으로 젊은이들이 도시로 빠져나가 피폐해 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과거 우리나라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하여 특색있는 마을만들기 사업과 일촌일품 운동, 커뮤니티 비즈니스 활동, 농산물 직판사업의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특히 주요 국도변에 시정촌(市町村)이 소유한 토지에 휴게소를 지어주고, 운영은 해당지역 농민단체나 농업조합에 위탁함으로써 지역 주민들이 생산한 특산품을 팔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있지만, 국도에는 없다. 우리나라도 일본에서와 같이 주요 국도변에 시․군이 특산품판매장을 건립하여 농민에게 싼값에 임대해 준다면, 지역의 특산품이 홍보되고 판매되어 농촌지역 활성화에 이바지할 것으로 판단된다.
일본에는 미치노에키(道の驛, 도로의 역) 휴게소가 주요 지점에 있어 각 고장의 특산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고 있다. 처음 제안한 사람은 쿠마모토대 도쿠노 사다오(德野貞雄) 교수이고, 시설 설치자는 시정촌 또는 시정촌을 대신하는 공공단체이다.
▷일본 도로역(道の驛)의 기능
미치노에키(道の驛)는 1991년 ‘교통안전시설등정비사업에관한긴급조치법’의 교통안전사업 대상사업에 미치노에키 주차장을 추가함으로써 법률적 기반을 마련하였다. 그 후 1991년 10월 처음 시범 실시하다가 1993년 4월부터 본격적으로 건립되었으며, 2017년 4월 현재 전국에 1,117개소가 등록되어 있다. 총괄은 국토교통성 도로국에서 하고 있다. 미치노에키는 도로 이용자를 위한 ‘휴식 기능’, 도로 이용자나 지역민들을 위한 ‘정보 발신 기능’, 그리고 마을과 마을이 손잡고 활력있는 지역 만들기를 실시하기 위한 ‘지역연계 기능’ 등 3개의 기능을 겸비한 휴게시설이다. 또한 지역의 도로 정보나 역사 문화․관광 등의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며, 지역 특산품을 판매하여 홍보한다. 지역에서 나는 각종 농산물과 가공품(상품 메뉴도 다양)을 팔며, 지역의 문화를 알리고 지역민들의 커뮤니케이션 공간으로서도 활용되고 있다.
우리나라 고속도로에는 휴게소가 있지만 국도에는 거의 없다. 국도에도 휴게소 내지 시군관련 특산품판매장을 건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특산물 판매장에도 일부 농가가 생산한 신선한 채소와 과일을 판매하고, 판매하는 농산물은 농가가 직접 값을 매기는 경우도 있다. 소비자들로서도 농민 등 생산자로부터 직거래할 수 있어 상품의 품질이 신선하고,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는 일본이 추진하는 지산지소(地産地消; 어떤 지역에서 생산된 농산물을 그 지역에서 소비한다는 의미로 우리나라의 신토불이와 비슷함) 운동을 실천하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미치노에키(道の驛)의 주요 시설로는 충분한 용량의 주차장, 도로나 지역정보를 제공하는 시설, 특산품 판매장, 청결한 화장실, 여러 가지 서비스 시설, 장애물이 없는 보행 경로 등이 있고, 주차장과 화장실, 전화는 24시간 이용이 가능하며, 안내인이 상주하여 친절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미치노에키의 설립과정은 시정촌 등이 지역진흥시설을 계획 구상하고, 한편으로는 도로관리공사의 휴게시설 계획구상과 연계하여 미치노에키 정비계획을 책정하여 건립하며, 해당 시정촌이 단독으로 정비하는 시설로 등록하여 오픈한다.
▷ 일본 농촌 도로역 전경
▷ 일본 농촌 도로역 휴게소 안내판
우리나라 시․군에서도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관계기관과 협의하여 주요 국도변에 토지를 매입하여 시범사업으로 특산품판매장을 건립한 다음, 해당 지역 농민단체나 조합에게 저리로 임대하여 지역 특산품을 팔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 국회와 중앙정부는 특산품판매장 건립시 장기저리 자금을 지원해 주고, 국도변에 시․군 소유 휴게소 및 특산품판매장을 건립할 수 있도록 법률적 근거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지역 시․군에서는 국토건설부 도로국과 협의하여 주요 국도변에 특산품판매장 건립을 검토하는 한편 중앙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커뮤니티 비즈니스사업과 연계하여 시범사업을 적극 추진함으로써 농촌지역 활성화를 도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