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약령시 뒷골목에 있는 예전식당에서 성당 신우들과 모임을 하여 돼지수육과 파전, 추어탕, 육개장 등으로 식사를 하고 나서 근처에 있는 미도다방에 갔다. 저도 과거 약 30년전에 한번 간 적이 있는데, 추억의 다방으로 시니어들이 많이 찾는 찻집이다. 오늘날 카페가 범람하는 시대에 아직까지 다방이라는 상호를 사용하여 정이 갔다.
대구 진골목의 명소 미도다방은 ‘아름다운 도시(美都)’ 속의 다방(美都)이라는 뜻이다. ‘정 여사’로 불리는 정인숙 대표가 지인의 다방을 넘겨받아 1982년부터 40년이 넘도록 운영 중이고, 두 번의 이사 후 지금의 위치인 진골목 안쪽에 자리 잡은 것은 2013년이었다. 미도다방은 대구·경북 지역 출신의 대통령부터 정치인과 유림, 문인, 화가들이 다녀가는 명소였고, 지금도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단골들이 많다. 커피값 3,000원, 대구 약령시의 좋은 약재로 직접 달인 약차와 쌍화차도 5,000원에 마실 수 있다.
대구 진골목의 명소 미도다방에는 좋은 약재로 직접 달인 약차와 분말이 아닌 진짜 한약재를 넣고 푹 끓인 쌍화차가 있다. 미도다방의 약차와 쌍화차가 다른 곳보다 특별한 이유는 미도다방이 위치한 남성로의 약전골목 때문이다.
▶ 서비스로 주는 과자
▶ 쌍화차; 맛이 진하고 좋았다.
진골목은 대구 사투리로 ‘골목이 길다는’ 의미다. 즉, ‘긴 골목’이다. 진골목은 화교들의 거리로 이름난 종로의 샛길(흥백원, 가창떡집)로부터 시작하여 중앙시네마 뒷길을 따라 국일 따로국밥식당 옆을 지나 옛 경상감영터인 경상감영공원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진골목은 조선시대부터 있었던 길로 근대화 과정에 대구의 대표적인 부자촌이었는데, 예로부터 대구의 유력 가문인 달성 서씨의 세거지였던 달성, 계산, 남산, 동산, 종로에는 달성 서씨 재력가들이 모여 살았다. 특히 진골목에는 대구 최고 자산가인 서병국과 그의 일가들 그리고 부자들이 많이 살았던 관계로 수백 평에 달하는 넓은 저택들이 있었다. 달성 서씨 가문 외의 부자들로는 코오롱의 창업자였던 이원만 회장, 1957년 금복주를 창업한 김홍식 사장, 1971년 평화클러치를 창업한 김상영 회장, 1973년 개업한 로얄호텔 사장, 정치인이자 체육계 유명인이었던 신도환전 국회의원 등이 있었다.
옛날만 못하겠지만 지금도 여전히 옛 추억의 보따리를 가슴 속에 매어 메고 사람들이 찾아온다. 주로 60~ 70대 이후 어르신들이고 절반은 매일 출근 도장을 찍는 단골들이다. 요새는 소문을 듣거나 근대골목투어로 서울, 부산 등 멀리서 오는 젊은 사람들과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이 간다.
오랜 시간 변함없이 다방을 꾸려오는 주인인 ‘정인숙여사’께서는 테이블마다 잠시 앉아서 손님들의 말동무가 되어준다. 가는 손님은 한 명, 한 명 문 앞까지 나가 인사한다. 이렇게 다정한 가게 주인은 처음 본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자신의 지나간 시간을 다시 벌어드릴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의 장수비결은 한 사람의 변함없이 따뜻한 마음 덕이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자본도, 현대인도 아닌 어르신들에게만 딱 맞춘 듯 한 미도다방의 모든 요소가 40년 넘게 유지되고 있다는 것은 고객에 대한 존중과 존경 그리고 사랑이 필요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미도다방은 지역사회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봉사회를 만들어 장학금 기부, 독거노인 봉사, 어버이날 먹거리 잔치를 한다. 동짓날에는 팥죽잔치를 벌이는데 해마다 500명 가까이 모인다고 한다.
최근 미도다방의 커피 값은 3,000원이다. 쌍화차와 약차도 5,000원으로 어르신들이 매일 들르시기에 부담이 없는 가격이다. 그 착한 가격에 차 한 잔만 시켜도 옛날 과자를 푸짐하게 내어준다. 대구 진골목 미도다방을 소재로 한 연극 미도다방 블루스라는 연극도 있었다. 주인이신 정여사께서도 성당 신우라서 더욱 반가웠다. 미도다방의 번성을 기원한다.
▶ 메뉴판(2024.9)
▣ 방문 정보 팁!
1. 영업시간; 09:30-22:00
2. 주차장은 별도로 없다. 지하철역 반월당에서 동아쇼핑센터쪽으로 나간다음 약 100m 정도 걸어가면 된다.
3. 대구광역시 중구 종로2가 85-1(중구 진골목길 14번지) / 연락처; 053-252-2599,999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