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14억 중국 사회를 관통하는 핵심 키워드는 왕홍(网红)이다. 중국 왕홍(网红)이란 '왕뤄홍런(网络红人)'의 줄임말로 인터넷을 뜻하는 ‘왕’과 유명하다는 뜻의 ‘홍’이 결합되어 만들어진 신조어다. 이들은 주로 웨이보, 타오바오 등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활동하며 최소 수십만 명 이상의 팬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파워블로거', '1인 인터넷방송 진행자(BJ)', '유튜버(Youtuber)' 등과 유사하다. 대부분의 왕홍(网红)들은 정규 훈련을 받지 않고, 자신의 아이디어와 취미를 바탕으로 방송 콘셉트를 잡고 진행한다.
우리나라의 온라인 인플루언서와 유사한 말로 온라인상 SNS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많은 팬에게 영향을 미치는 인터넷 스타(Internet Star)를 지칭하다. 왕홍이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2000년 초반이다. 중국 1세대로 분류되는 이들은 예쁜 외모나 우스꽝스러운 발언 등을 사진과 텍스트 형식으로 개인 홈페이지나 영향력 있는 전문 웹 사이트에 글이나 사진을 올리고, 그것을 본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중국 전역에 이름을 알렸다. 최근에는 전문 왕홍 뿐만 아니라 영화배우, 가수, 기업인, 심지어 가상 캐릭터까지 라이브 커머스에 뛰어들어 왕홍으로 활약하고 있다.
본격적으로 왕홍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2014년 이후였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웨이보(微博), 콰이서우(快手), 타오바오(淘宝), 샤오홍슈(小红书), 위챗(微信) 등 각종 플랫폼이 생겨나면서 문자와 사진을 넘어 영상과 라이브방송까지 가능해졌다. 이를 통해 자신을 알리는 사람이 생겼고, 이들을 팔로(follow)하는 사람도 많아지면서 인기를 얻게 되었다. 이에 따라 새로운 유통채널에 최적화된 짧은 동영상 콘텐츠들이 많이 생겨나면서 보편적인 동영상 소비행태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에서는 유튜브, 인스타그램 및 페이스북이 금지되어 있다. 그래서 해외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을 참고하여 웨이보(Weibo, 微博), 콰이서우(快手), 타오바오(淘寶), 텐센트(騰訊) QQ, 위챗(WeChat,微信), Tik Tok(抖音) 등 중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만들었다. 이제 중국의 인터넷이 발전하면서 웨이보, 타오바오, 위챗이 중국식 글로벌 온라인 네트워크 플랫폼으로 떠오르고 있다. 왕홍들은 이들 플랫폼을 이용하여 광고하거나 홍보하고 있다.
왕홍의 짧은 동영상은 왕홍이 제작하거나 왕홍의 핵심콘텐츠로 클립 동영상(Clip Video), 쇼트 클립(Short Clip), 쇼트 동영상(Short Video), 숏폼 동영상(Short Form Video) 등 다양한 용어로 사용되고 있다. 짧은 동영상은 전통매체보다 상대적으로 단시간 내에 강한 인상을 남기고자 역동적인 표현을 제공하며, 인터랙션이 강하고 내용이 다양하다. 주로 스마트 폰, 태블릿 PC 등 이동 단말기를 기반으로 하며 빠른 촬영과 편집을 실현하고, 소셜미디어 플랫폼에서 실시간 공유할 수 있으며 이용자와 밀접하게 연결할 수 있는 새로운 동영상 형식이다.
왕홍은 중국 시장을 이끌어가는 크리에이터로서 ‘왕홍 현상, 왕홍 경제, 왕홍 마케팅’의 주인공이 되었다. 중국시장을 상대로 사업하는 사람들은 왕홍이라는 단어를 접했을 것이다. 요즘 기업들은 중국시장으로 진출하기 위한 하나의 방법은 왕홍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왕홍은 단순히 SNS상 스타를 넘어서 왕홍 경제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중국내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시장규모 17조 원의 왕홍시장은 13조 원의 쇼트 비디오 시장(짧은 동영상)과 2조 원의 MCN(Multi Channel Network)시장과 같은 다양한 사업들을 파생시키며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중국에서 왕홍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상당하다. 소비자 수요가 갈수록 다양해지고 세분화되는 상황 속에서 왕홍들은 그 자체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명품 브랜드로 자리잡고 있다. 왕홍들은 자신의 영향력을 확장시키기 위해 ‘짧은 동영상+SNS’라는 형식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특기나 일상생활을 팬들에게 보여주고 쌍방향 소통을 한다.
최근 2020년 10월 13일에 발표된 <2020 중국인터넷시청발전보고(2020中国网络视听发展研究报告)>에 의하면, 인터넷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하는 시청자 중에 짧은 동영상 이용자 수는 8.18억 명에 달해 가장 높은 성장률을 보여줬다. 출범 후 10년이 되어가는 지금 짧은 동영상업계는 성숙단계로 나아가고 있다. 짧은 동영상의 간편한 개발 및 제작 그리고 광범위한 보급 과정은 네트워크 환경 특히 모바일 환경과 모바일 단말기에 의존한다. 그 때문에 모바일 사용자의 지속적인 성장으로 왕홍의 짧은 동영상이 더 많이 등장할 수 있는 것이다.
중국인터넷정보센터가 2020년 4월에 발표한 <제47회 중국 인터넷 발전상황 통계보고서(中国互联网络发展状况统计报告)>에 따르면, 2020년 12월까지 중국의 네티즌은 9.89억 명이고, 이 중에 모바일 사용자가 9.86억 명에 달하며 모바일을 통한 인터넷 이용비율은 99.6%까지 도달했고, 이는 2018년 말의 조사결과보다 0.8% 상승한 수치라고 했다.
모바일 사용자는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유용한 정보나 즐거움을 즉각적이고 쉽게 얻을 수 있게 되면서 스마트 폰에 대해 높은 의존도를 보인다. 더욱이 짧은 동영상은 그들에게 콘텐츠를 즐기는 데에 또 다른 선택지를 주고 있다고 보여주면 더 나아가 짧은 동영상의 소비 욕구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왕홍은 중국 플랫폼에서 연예인과 동일한 관심과 높은 인기를 얻었다. 왕홍은 중국에 수많은 팔로워가 있고 인터넷의 발달로 인해 왕홍들은 국제시장으로 영역을 넓히고 있다. 해외 브랜드와 광고를 통해 협력하고 있다. 소셜 미디어 플랫폼에서 왕홍에게 가장 직접적이고 빠른 협력 방법은 광고이며, 전자상거래 플랫폼에서는 왕홍이 거래에 직접 참여하고 브랜드를 보증한다.
중국에서 왕홍의 영향력과 파급력은 상당하다. 이는 소비자 수요가 갈수록 다양하고 세분화되는 상황 속에서 왕홍들은 그 자체로 소비자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하나의 명품 브랜드로 포지셔닝되고 있기 때문이다. 왕홍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마케팅 수단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새로운 경제체제가 구축된 것이다.
중국에 진출하고 있거나 앞으로 진출하고자 하는 기업들은 왕홍을 활용한 마케팅도 모색해 보길 바란다. 국내 인기 화장품 브랜드의 경우 유명 왕홍을 활용해 광군제 기간 수억 위안대의 매출을 올린 성공사례가 있는 반면, 비싼 왕홍 수수료 대비 매출 실적이 저조한 사례도 발생하고 있어 왕홍 계약 체결 전에 효과적인 마케팅 수단인지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다. 왕홍 활용의 실패 사례를 보면, 왕홍의 장단점이 무엇인지, 판매 이력은 어떤지, 활동 플랫폼의 이용자층은 누구인지 등에 대한 분석 없이 이름값만 보고 일회성으로 섭외해 효과를 보지 못한 경우가 많았다.
중국 시장 진출 시 우리나라 기업은 왕홍 마케팅에 앞서 타오바오(淘宝)나 징둥 (京东)에 매장을 先 오픈 후 소비자의 상품 후기, 누적 판매량 수치 등 기본 데이터가 어느 정도 갖춰진 상황에서 왕홍 마케팅을 진행하고, 판매하고자 하는 제품의 가격대, 브랜드 인지도 등을 살펴본 다음 할인율, 판매방식 등을 다양하게 진행하여야 성공 확률이 높아진다고 한다.
■ 국내 왕홍 마케팅의 성공사례
1. 의류 및 화장품회사 스타일난다
스타인 난다 (STYLE NANDA) 브랜드를 운영하는 난다는 김소희 대표가 22세이던 2005년에 창업한 1세대 페션 스타트업이다. 동대문시장에서 산 옷에 섹시 발랄, 센언니 등의 콘셉트를 더해 가성비 높은 가격으로 인터넷에서 판매하여 성공하였다. 국내 영업에 주력하던 2011년까지만 해도 매출 339억 원에 5억 원의 영업손실을 내었다. 그러나 K팝과 K패션, K뷰티 바람이 불면서 크게 성공하였고, 색조화장품 시장 (브랜드 3CE)에도 진출하였다. 창업 9년 만에 2014년 매출액 1,151억 원을 달성하였다.
2014년 중국의 한 파워블로거가 스타일난다 홍대 매장에서 옷과 화장품을 구매하는 사진을 올린 뒤로, 중국인들이 트렁크를 들고 매장에 오기 시작했고, 외국인들의 해외 배송 문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그 후 일본에도 러브콜을 받고 진출하였다. 2018년 6월 스타일난다가 세계에서 손꼽히는 화장품회사인 프랑스의 로레알 그룹에 매각되었다. 스타일난다는 창업자인 김소희 대표가 회사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는데, 전량 매각하였다. 매각가격은 정확히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약 6,000억 원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22세 여성이 창업한 자그마한 인터넷 쇼핑몰이 14년 만에 6,000억 가치를 보유한 기업으로 거듭나는 성공 신화를 이룩한 것이다.
2. 갤러리아 면세점
2016년 갤러리아면세점이 주최한 이벤트에서 가장 인기있는 왕홍 3명을 선정하여 일주일간 63빌딩, 노량진 수산시장, 유람선 체험 등 여의도 일대 관광명소와 2016년 세계불꽃축제를 관람하며 체험 과정을 SNS 채널에 공개하도록 하였다. 그 결과 갤러리아 측에 따르면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 ‘갤러리아면세점’ 검색량이 마케팅 전후를 비교했을 때 일평균 829%나 증가했다. 또 중국 웨이보에서는 총 4,723건의 SNS공유 건이 발생되면서 해당 기간 갤러리아면세점 공식 웨이보 계정 팔로워 수가 11만명 증가했고, 홈페이지 유입자 수 역시 600% 이상 증가했다. 당연히 매출도 크게 증가했다고 한다.
3. 충청북도의 왕홍 마케팅
충북도와 청주상공회의소는 작년 9월 3일 청주 S컨벤션센터에서 화장품, 식품, 잡화 등 소비재 관련 도내 21개 수출 유망기업과 홍콩 현지 40개사 바이어가 참여한 화상상담회를 했다. 이날 행사장 한편에서는 중국의 온라인 인플루언서를 지칭하는 '왕훙'(網紅) 3명이 국내 제품을 소개하는 생방송이 진행됐다. 청주에서 진행된 왕홍 생방송은 4억 명의 회원을 보유한 중국 현지 전자상거래 플랫폼인 '핀둬둬'를 통해 중국 전역에 방영됐고, 중국 소비자 4천여 명이 실시간 시청했다. 한 업체는 생방송 도중 제품 65개가 판매되기도 했다. 화상 상담회에서는 43건 103만 달러 상당의 수출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또한, 충청북도는 금년 6월 4일 충북코트라지원단과 공동으로 중국 인플루언서를 지칭하는 왕홍을 활용한 온라인 마케팅 사업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고 발표했다. 모집기간은 6월 7일부터 6월 28일까지였다. ‘왕홍 마케팅사업’은 다가오는 8월 1개월간 중국 온라인 쇼핑몰 타오바오(TAOBAO)에서 중국 SNS 인플루언서인 왕홍을 활용해 소비자들과 쌍방향으로 소통하면서 기업 제품을 홍보 판매하는 이른 바 ‘라이브 커머스’ 사업이다. 참가 대상은 충북도내 화장품, 생활용품, 패션의류, 유아용품, 식품 등 소비재를 생산하는 기업이다. 아울러 충북도 소재 중소기업 10개사에 총 4,200만 원이 지원된다. 선정된 업체는 타오바오(TAOBAO)에 한 달간 입점해 왕홍을 활용한 온라인 판매와 중국 SNS 체험단 20명이 펼치는 다양한 홍보 마케팅도 제공받을 수 있다. 왕홍 마케팅 사업은 기존의 온라인 쇼핑의 일방적인 소통을 보완할 수 있는 강점을 갖고 있어 중국 시장 수출판로 개척에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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