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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디지털 뱅크런 사태로 최단기 파산, 향후 파장과 전망은! [이춘근교수 티스토리 757회

여행정보(레오)88 2023. 3. 15. 0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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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파산! 휴대폰 뱅크런 사태로 최단기 파산, 향후 파장과 전망은!
미국의 16위 은행인 실리콘밸리은행(SVB; Silicon Valley Bank)이 고금리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3월 10일 파산했다. 미국 은행 파산으로는 역대 두 번째 규모다. 캐나다·중국·인도·이스라엘 등에 지점을 두고 전 세계 스타트업의 ‘돈줄’ 역할을 해온 SVB의 파산이 글로벌 금융 시스템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실리콘밸리은행은 미국에서 16번째로 큰 은행이며, 실리콘밸리은행의 파산은 미국 역사상 2008년 금융위기 다음으로 큰 규모의 은행 파산이다. 실리콘밸리은행은 주로 IT와 스타트업 기업과 노동자들이 고객으로 이용하는 금융기관으로 알려졌다.
 
SVB는 저금리 시절 조금이라도 더 높은 수익을 위해 장기 채권에 대규모로 투자했다. 그러나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문제가 불거졌다. 자금 경색에 처한 스타트업이 돈을 빼내면서 예금이 줄어들었고 예금 인출 요구에 응하기 위해 손실을 감내하면서 채권을 팔다가 결국 파산했다. SVB의 파산은 잠재돼 있던 고금리의 충격파가 미국을 진원지로 삼아 전 세계를 뒤흔들 수 있다는 경고장이다. 고금리가 부동산 시장을 위축시키고 기업·개인의 대출금 상환 압박을 가중시키는 수준을 넘어 금융 부실까지 유발할 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SVB 사태의 파장은 미국 밖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SVB는 캐나다와 영국, 중국, 덴마크, 독일, 인도, 이스라엘, 스웨덴 등에도 진출해 현지에서 영업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은행

미 연준의 금리 인상이 실물경제뿐 아니라 금융 시스템에도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건이다. 급속한 금리 인상으로 채권값이 폭락한 탓에 3월 12일 현재 미국 은행들이 보유한 채권의 평가 손실이 6200억 달러(약 820조 원)에 달한다.
미국 금융 당국은 실리콘밸리은행을 폐쇄한 지 이틀 만에 부실 우려가 제기된 미국 최대 암호화폐 전문은행인 시그니처은행( Signature Bank)에 대해서도 폐쇄 조처를 내렸다. 부실 은행들이 금융시장 전반에 미칠 악영향을 차단하려는 의도였다.
미국 재무부, 연방준비제도(Fed), 연방예금보험공사는 3월 12일(현지 시각) 공동성명을 내어 뉴욕에 본사를 둔 시그니처은행도 “구조적 위험”을 지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폐쇄 조처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암호화폐산업 전문은행인 시그니처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총자산이 1,104억 달러(약 146조 원), 예치금이 886억 달러에 달한다./시그니처은행 자산도 실리콘밸리은행처럼 연방예금보험공사가 넘겨받아 매각이나 예금 지급에 사용할 계획이다. 재무부 등은 “시그니처은행 예금주들은 모두 보호를 받을 것”이라며 “납세자들이 손실을 부담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연방예금보험공사는 예금에 대해 1인당 25만 달러(약 3억 3천만 원)까지 보장한다.
시그니처은행은 실리콘밸리은행이 파산한 3월 10일에 15% 떨어진 것을 비롯해 일주일간 주가가 34%나 폭락하며 제2의 실리콘밸리은행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 곳이다. 이 은행 폐쇄 조처는 3월 13일 금융시장 개장을 앞두고 또다시 대규모 예금 인출 사태(둑이란)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전격적으로 결정됐다. 미국 재무부 고위 관계자는 “예금 유출과 파급 효과를 제한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미국 정부는 발 빠른 대책을 발표하였다.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연준)·연방예금보험공사(FDIC)는 3월 12일(현지 소요 시간) 곧바로 공동성명을 통해 “SVB와 (이날 폐쇄된) 시그니처은행에 고객이 예금한 돈은 전액 보증하겠다”라고 밝혔다. 3월 10일 SVB가 파산한 후 이틀 사이에 대책을 마련해 아시아 증시 개장 전에 발표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차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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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별도로 연준은 새로운 기금도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금융사가 보유한 미 국채와 주택저당증권(MBS) 등을 담보로 이들 금융사에 1년간 자금을 대출해줘 파산(대규모 예금 인출)이 발생해도 고객에게 예금을 원활하게 되돌려줄 수 있게 했다. 특히 금융사가 보유한 채권의 현재가치가 연준의 금리 인상으로 크게 하락한 가운데 현재가치가 아닌 액면가치를 기준으로 담보를 인정해주는 파격적인 조건도 내걸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에 따른 회사채 시장 경색, 흥국생명의 영구채 콜옵션 연기 사태 등에서 보여줬던 우리 금융 당국의 잇따른 정책 실기와는 확연히 대조된다.
 
총자산 276조 원의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이 단 36시간 만에 ‘초고속 파산’해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SVB가 18억 달러 손실을 봤다는 공시를 내자마자 그 소식이 스마트폰 메신저를 통해 실리콘밸리에 삽시간에 퍼졌고, 예금자들이 스마트폰으로 돈을 인출하는 바람에 하루 만에 55조원이 빠져나갔다. 결국 SVB는 유동성 부족과 지급 불능 상태가 돼 금융 당국이 바로 다음 날 폐쇄를 결정했다.
은행은 고객의 예금 인출에 대비해 현금을 일정 비율 지급준비금으로 보유한다. 평소에는 그 정도 현금으로도 충분하지만 ‘신뢰 위기’를 겪으면 불안해진 고객들이 한꺼번에 예금을 찾으려고 몰려드는 뱅크런이 발생한다. 그러면 멀쩡한 금융회사도 순식간에 파산 위기로 내몰린다.
예금자들이 은행에 직접 가서 은행 영업시간에 돈을 인출해야 하는 시절에는 뱅크런도 며칠 또는 몇 주 걸렸다. 지금은 예금자들이 휴대폰으로 즉각 돈을 빼버리니 하루 만에 그 큰 은행이 망했다. 이를 ‘조용한 뱅크런’ 또는 ‘디지털 뱅크런’이라고 부른다.
 
국내에서는 2011년 저축은행 사태 때 대규모 뱅크런을 경험했다. 부동산 PF 부실로 영업 정지를 당한 저축은행뿐 아니라 다른 저축은행들까지 뱅크런이 발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도 뱅크런으로 시작됐다. 세계 4위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보호 신청이 사람들의 불안감에 불을 붙이는 도화선이 되면서 불안해진 예금자들이 다른 금융회사에도 몰려가 예금을 대거 인출하는 뱅크런으로 대형 금융기관이 줄줄이 무너졌다.
휴대폰 소셜미디어를 통해 소문이나 불안감이 빠른 속도로 확산하면서 ‘휴대폰 뱅크런’으로 은행이 망하는 것도 순식간인 시대가 됐다. 전통적 예금 보호 장치가 무력해질 수도 있다.
우리나라도 SVB 사태 같은 돌발 위기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처지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미분양 아파트가 급증하는 속에서, 보험·증권·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규모가 110조원에 이른다. 저축은행은 고위험 사업장 대출 비율이 30%나 된다. 정부는 SVB 사태가 촉발할 글로벌 금융 불안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하는 한편 국내발 위기 요소를 사전에 파악해 대응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미국발 금리 인상 여파로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에서 언제라도 금융 위기의 도화선에 불이 댕겨질 수 있다는 것을 잊어선 안 된다.
다만, 이번 SVB의 파산이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처럼 금융업 전체로의 위기로 번지지 않을 거라는 예측이 많다. 실리콘밸리은행 고객이 미국 테크 산업에 집중돼 있어 전반적 위기 전이는 제한적이라 게 일반적인 금융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모건스탠리는 “SVB가 맞닥뜨린 현재의 압력은 매우 특이한 경우로, 다른 은행들과 상관관계를 갖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SVB의 파산으로 많은 스타트업이 도산하면 리스크는 금융권에 전이될 수도 있다. 게다가 대규모 실업 사태까지 발생하면 미국의 경기 호황도 끝나고 세계 경제가 침체의 늪으로 깊게 빠져들 수 있다. 2008년 금융위기는 금리 인상과 부동산 버블 붕괴로 인한 금융기관 파산으로 촉발됐다. 이번에도 고금리→시작 자금 경색→금융기관 부실이라는 시나리오가 현실화하지 말란 법이 없다.
 
추경호 경제부총리 등 경제·금융 수장들은 3월 12일 간담회를 열어 SVB 사태가 국내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SVB 사태로 인한 국내 금융 시장의 타격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24시간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해 신속히 대응하기로 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에 저금리의 훈풍을 타고 연명해온 좀비 기업들이 전체 기업의 40%에 달하는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도 심각한 수준이다. 금융 당국은 “국내 은행 중 SVB에 위험 노출된 은행이 없어 시장 전반에 미칠 영향이 없다”라고 만 말하지 말고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금융 시스템 전반을 면밀히 점검해 최악의 시나리오에도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SVB 사태에도 불구하고 코스피는 4거래일 만인 3월13일 반등에 성공했다. 코스닥도 소폭 오른 채 거래를 마쳤다. 이는 국내 금융시장 개장 전 미 정부가 SVB에 대한 보호 조치를 발표한 소식이 전해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번 사태가 오히려 미국의 긴축 완화의 계기가 될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어지기도 했다. 실제 외환시장에서도 3월 13일 미국의 긴축 강도 완화 가능성이 대두되며 원·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2.4원 내린 1301.8원에 장을 마쳤다. 이번 사태로 미국 연준의 고금리정책이 변경될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있다.
우리나라 증시는 3월 13일에는 별영향이 없었지만 14일에는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크게 하락하였다ㅡ
아무튼, 우리나라 금융 당국은 이번 미국의 휴대폰 뱅크런 사태를 예의주시하면서 향후 효율적인 대응을 해야 할 것이다.
 
참고 자료: 경향신문, 관련 기사, 2023. 3. 12./ 머니투데이, 관련 기사, 2023. 3. 12/ 서울경제, 사설, 2023.3.13./ 조선일보, 사설, 2023.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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