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악산과 모슬봉 아래쪽 뜰이라는 의미를 가진 알뜨르비행장은 일제 강점기 시대에 일본이 중일전쟁으로 인한 전쟁의 전초기지로 삼은 곳이며, 정뜨르 비행장(현재의 제주공항)과 함께 대표적인 일제의 군사시설이다. 군용지이나 현재는 농지로 임차되어 농작물이 경작되고 있다. 알뜨르라는 단어의 어감 때문에 프랑스어 같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실제로는 '아랫쪽'을 뜻하는 제주어 '알'과 '넓은 들판'을 뜻하는 제주어 '드르'가 합쳐진 말이다. 즉, 제주도 아랫쪽에 있는 넓은 들판이라는 뜻이다.
2월 14일 일요일 시간이 있어 대정읍 알뜨로비행장 시설을 둘러보았다. 알뜨로 비행장 지하벙커를 검색하여 들어가 보았다. 좁은 시멘트 도로로 포장된 도로를 따라 들어가니 지하 벙커시설이 나왔고, 군데군데 여러 비행기 격납고가 보였다. 조금 더 들어가니 섯알오름과 같이 사용하는 큰 주차장이 나와서, 주차하고 섯알오름에도 올라가 보았다.
알뜨르비행장은 중일전쟁, 남경 폭격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약 10년간 모슬포 지역의 주민들을 강제 징용하여 만들었다고 알려져 무고한 제주도민들이 희생된 아픔이 남겨진 곳이다. 일본의 극단적인 전술인 가미카제를 위한 조종 훈련을 이곳에서 시행했다고 알려지고 있다. 넓은 들판 가운데 곳곳에 20개의 격납고가 있으며, 19개가 원형의 모습대로 보존되어 있다.
격납고가 있는 섯알오름은 제주 4.3사건의 학살 터이기도 한 가슴 아픈 장소이다. 일제가 만든 폭탄 창고에서 폭발로 인한 커다란 웅덩이가 생겼는데, 해방 후 그곳에서 예비 검속으로 수감되었던 일반인들이 학살되었다고 한다.
최초에 알뜨르 비행장은 제주도민들이 대를 이어 농사를 짓던 농지 겸 목초지였다. 일제 강점기를 맞이한 후에는 일본 조선군이 모슬포 주민들을 동원하여 1920년대부터 1930년대 중반까지 군용 비행장으로 건설하였다. 66ha 넓이의 비행장 안에 폭 20m, 높이 4m, 길이 10.5m 규모의 20개 격납고가 세워졌다. 1937년 중일전쟁이 발발하면서 본격적으로 전초 기지로 쓰이기 시작했다. 약 700km 떨어진 중국의 도시인 난징을 폭격하기 위해 오무라 해군항공대의 많은 전투기가 출격하였다. 중일전쟁 기간 중 2차 공사를 통해서 규모가 40만 평으로 확장되었다. 그러나 1938년 11월에 일본군이 상하이를 점령하면서 오무라 해군항공대는 중국 본토로 옮겨졌고, 이에 따라 알뜨르비행장도 연습비행장이 되었다. 1942년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발발하여 본격적 요새화되어 264ha로 확장되었다. 1944년 10월 3차 공사로 레이다 진지와 각종 지하 진지들이 건설되었고, 1945년 2월 9일, 결호 작전이 승인되면서 연합국의 상륙에 대비하여 각 시설을 잇는 터널 네트워크가 형성되었다.
1926년 처음 계획된 비행장 건설은 1930년대 중반까지 10여 년 동안 1차로 이뤄졌다. 일본군은 1937년에 비행장 확장계획을 세워 기존 20만 평에서 2차로 1945년까지 80만 평으로 비행장을 확장해 해군항공대 2500여 명과 전투기 25대를 배치했다. 가미가제호 조종사들도 이곳에서 훈련을 받았다.
주민들이 밭으로 사용하는 알뜨르 평야에는 당시 건설된 20여 개의 격납고가 해안을 향해 자리 잡고 있다. 50여 년이라는 긴 세월이 지났으나 무척 견고하게 만들어져 원래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부근에는 대공포 진지와 정비고, 막사로 사용했던 건물들의 흔적도 있다. 또 비행장 동북쪽 탄약고 터는 거의 원형대로 남아있으며, 그 안에는 2개의 탄약고와 2층으로 만들어진 복도가 있다.
▣ 일제 시설 반환 이후
해방후 한국 전쟁이 발발하여 제주도로 건너온 육군 제25 교육연대가 모슬포의 오무라 병영에 제1 훈련소를 차리면서 알뜨르비행장을 훈련장으로 이용하였다. 제5공군 군사고문단원들이 주둔하였는데, 이때부터 K-40 비행장으로도 알려지기 시작하였다. 2006년 11월 29일, 대한민국 근대 문화유산 등록문화재로서 격납고, 지하벙커, 섯알오름의 동굴 진지와 고사포 진지가 지정되었다. 활주로는 대한민국 공군의 반대로 제외되었다.
몇 년 전 당시 일본군 장교로 알뜨르비행장에 근무했던 일본인들이 이곳을 방문한 뒤 이 지역의 한 학교에 성금을 전달하려다 거절당하기도 했다.
광복 이후 현재까지 국방부의 소유 땅으로 관리되고 있으며, 현재 대정지역 주민들이 오랜 기간 국방부(공군)와 임대계약을 맺고 매년 소작료를 내며 농사를 짓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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