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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역조건, 순상품교역조건과 소득교역조건이란? [이춘근 경제상식#58]

여행정보(레오)88 2021. 7. 1.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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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역조건
교역조건(terms of trade)이란 한나라가 한 단위 상품 수출로 벌어들인 외화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 즉 수출품과 수입품의 수량적인 교환비율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수출 상품가격을 수입 상품가격으로 나눈 것 (순상품교역조건)으로 표시된다. 즉 수입 상품 1단위를 얻기 위해서 지불해야하는 수출 상품의 단위를 나타낸다. 우리나라 주력 수출 상품인 자동차 가격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개선됐다면 자동차 1대를 팔아서 수입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전보다 증가한다. 교역조건이 개선(상승)되면 실질 구매력이 높아지는 것이다. 반대로 수입재인 원유 가격이 상승해 교역조건이 악화(하락)됐다면, 자동차 1대를 팔아서 수입할 수 있는 재화의 양이 전보다 감소한다. 교역조건이 악화(하락)되면 실질 구매력이 낮아지는 것이다
무역지수를 이용하면 수출품과 수입품의 교환비율을 나타내는 교역조건지수를 구할 수 있다. 교역조건에는 순상품교역조건과 소득교역조건이 있으며 기준시점을 100으로 지수화한 것이 교역조건지수이다. 교역조건지수에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소득교역조건지수가 있다.
자동차를 주로 수출하는 대신 원유는 대부분 수입에 의존하는 어떤 국가를 가정해 보자. 자동차 수출가격은 변화가 없는 가운데 지정학적 쟁점이나 이슈 등으로 원유 수입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한다면 예전과 동일한 양의 자동차 수출을 통해 수입할 수 있는 원유의 양은 감소할 것이다. 원유수입이 줄어들면, 이로부터 만들어지는 휘발유의 생산이 줄어든다. 이는 운송이나 여행 등을 위해 사용되는 휘발유의 공급을 감소시킴으로써 국민경제의 생산 및 소비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 즉, 주요 수출품과 수입품의 교환비율 변화가 개인 또는 국가의 사회 후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이다.

1. 순상품교역조건지수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상품 한 단위의 가격과 수입상품 한 단위의 가격 간의 비율로 한 단위의 수출로 몇 단위의 수입이 가능한 지를 나타내는 지수이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출물가지수를 수입물가지수로 나누고 100을 곱하여 산출한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우리나라가 해외에 물건 한 개를 수출하고 받은 돈으로 외국산 물품을 몇 개나 수입할 수 있는지 알 수 있는 지표이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상승했다는 것은 수출물가가 수입물가보다 더 많이 올랐다거나 수출물가가 수입물가보다 덜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순상품교역조건이 상승하면 한 단위 상품을 수출해서 받은 외화로 이전보다 더 많은 양의 상품을 수입할 수 있게 된다. 반대로 순상품교역조건이 하락했다는 것은 한 단위 상품을 수출함으로써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이 그 이전에 비해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며 이처럼 교역조건이 악화되면 국민경제의 실질구매력이 떨어져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경상수지가 악화될 수 있다. 우리나라의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다. 이는 반도체, 통신·영상·음향기기 등 IT제품의 수출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하였으나 원유, 천연가스 등 국제원자재가격이 더 큰폭 하락한데 주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2017년 들어서는 수출물가지수와 수입물가지수 모두 반등하였으나 수입물가지수가 더 큰폭으로 상승함에 따라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소폭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2. 소득교역조건지수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며,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하여 산출한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가격변동만을 고려하는 단점을 보완해 주는 지표로 물량변동까지 반영하고 있어 교역조건을 보다 종합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가격 동향만 반영할 뿐 물량이 늘어나고 줄어드는 상황을 반영하지 못한다. 이 한계를 보완하고자 교역 물량까지 반영한 지수가 소득교역조건지수이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해 받은 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외국산 제품의 양을 말한다. 가령 국내 생수 100병을 판 돈으로 외국 생수 120병을 사올 수 있다면 소득교역조건이 개선됐다고 볼 수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을 곱해서 구할 수 있다.
상품의 수출입가격이 변하면 통상 수출입물량이 영향을 받는데,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가격변화에 따른 물량변동까지는 반영하지 못한다. 예를 들어 반도체산업에서는 기술혁신으로 생산비용이 크게 하락할 경우, 수출가격을 인하함으로써 수출물량을 대폭 늘릴 수 있는데 이때 수출가격이 하락하였으므로 순상품교역조건은 악화된다. 순상품교역조건이 악화되었으므로 무역의 이익이 감소했다고 평가해야 할까? 기업은 수출가격 인하에도 생산비용 절감으로 제품 단위당 이익을 유지할 수 있는 가운데 수출물량이 크게 증가하였으므로 무역의 이익은 오히려 증대되었음을 알 수 있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입가격의 변동 이외에 이처럼 수출물량의 변동까지 고려할 수 있는 지수로서 순상품교역조건지수의 단점을 보완해 준다.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수입량을 의미하며, 순상품교역조건지수에 수출물량지수를 곱하여 산출한다.

소득교역 조건이 높아졌다거나 개선되었다는 것은 현시점의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양이 이전보다 많아졌음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2017년 중 소득교역조건지수가 144.97인데 이는 기준연도인 2010년에 비해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물량이 44.97%(=((144.97-100.00)/100)×100) 늘어났음을 의미한다. 2017년 중 순상품교역조건은 2010년에 비해 1.2% 개선되었지만, 수출물량이 43.2% 증가함에 따라 소득교역조건은 대폭 개선되었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교역조건의 변화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할 때는 순상품교역조건뿐만 아니라 소득교역조건도 함께 살펴보아야 한다. 최근 우리나라 소득교역조건지수 추이를 보면,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음에도 불구하고 수출기업의 원가절감 및 생산성 향상 등의 영향으로 수출물량이 꾸준히 증가하여 개선추세를 유지하고 있다.

 

■ 2021년 5월 우리나라 교역조건지수
2021년 5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수입가격(26.7%)이 수출가격(21.3%)보다 더 크게 올라 전년동월대비 4.3% 하락하였다. 2021년 5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4.3%)가 하락하였으나 수출물량지수(22.9%)가 상승하여 전년동월대비 17.6% 상승하였다.

우리나라처럼 수출입 규모가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경우 수출입의 변동은 경제성장이나 고용에 큰 영향을 미친다. 따라서 수출입이 어떤 요인에 의해 변동하는가를 파악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무역지수는 이러한 수출입금액의 변동요인을 가격요인과 물량요인으로 나누어 볼 수 있도록 해준다. 무역지수는 수출입의 금액변동을 나타내는 금액지수, 수출입 품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물가지수, 수출입의 물량변동을 나타내는 물량지수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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