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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예약 힘든 이유! 매크로 프로그램 업자 불법 예약 넘쳐! [이춘근 티스토리 595회]

여행정보(레오)88 2022. 9. 27.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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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장 부킹이 치열하다 보니 매크로를 이용한 편법 예약이 기승을 부린다는 시각이 제기됐다. 매크로는 반복 작업을 자동으로 할 수 있게 하는 컴퓨터 프로그램이다. 성공할 때까지 클릭되는 등 같은 명령을 반복하기 때문에 실패 확률이 낮은 것이 강점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이 쉬지 않고 접속을 시도하기 때문에 사람의 접속 시도는 거의 통하지 않는다. 북의 한 골프장은 프로그램 사용 적발 시 영구 예약 및 내장 불가 외 강력히 처벌된다는 긴급 공지를 띄웠다. 백신 예약이나 마스크 구매 등에 쓰이기도 했던 매크로가 골프계에도 찾아온 것이다.

매크로 예약을 시도하는 이른바 ‘업자’들은 티타임을 대량 구매해 재판매한다. 퍼블릭 골프장마저 부킹이 어려운 상황인데, 부킹 전문 사이트에는 티타임 ‘양도’가 많은 이유가 여기서 나온다. 업자들은 정가보다 웃돈을 받아 챙기는 수법으로 이익을 취하고 있다. 또 안 팔리면 위약금이 발생하기 직전에 몽땅 취소해 버린다. 골프장 입장에서는 4~5일 전에 갑자기 10, 20개씩 비는 티타임이 생겨 버리면 난감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다.

 

9월 25일 조선일보 기사에 따르면, 골프장 이용권을 거래하는 한 홈페이지에는 10월 초 연휴 기간 수도권과 전국 각 지역 골프장 라운딩 이용권이 수백 건씩 매물로 올라와 있었다. 수도권만 1000여 건, 충청권이 1400여 건에 이를 정도였다. 연휴 기간인 10월 2일 오전 기준 경기도 북부 지역 골프장의 경우 골프장 홈페이지에서 직접 예약하는 가격보다 수만원씩 웃돈이 붙은 상태였다. 골프장마다 예약이 몰리자 매크로라고 불리는 자동 접속 프로그램으로 무더기로 예약한 업자들이 이를 되팔고 있는 것이다.

국민권익위는 올해 7월 3일 보도자료에서 “권익위에서 운영 중인 국민신문고 민원 분석 결과 최근 3년간 골프장 예약 관련 민원이 2019년 94건에서 2020년 216건으로 2배 이상 늘었고, 2021년에는 610건으로 6배 이상 증가했다”고 전했다.

 

 

골프 예약뿐 아니라 콘서트, 기차표처럼 예매 경쟁이 있는 모든 분야에서 매크로를 이용한 편법이 선착순을 무력화하고 있다. 각종 SNS에서 ‘매크로’를 검색하면 수많은 ‘대리 티케팅’ 메시지가 뜬다. 콘서트·팬미팅·뮤지컬 티켓을 대신 구입해 주겠다는 매크로 업자들의 광고다. 이들은 매크로를 이용해 티켓을 싹쓸이한 후 웃돈을 붙여 팔거나 매크로 프로그램 자체를 판매한다.

 

기사가 콜을 받아 움직이는 택시, 대리운전, 퀵서비스, 음식배달 업종에서도 매크로가 극성이다. 택시 호출 앱 카카오T 운영사 카카오모빌리티는 택시 기사들에게 매크로 사용 여부가 의심된다는 경고 메시지를 수시로 보내고 있다. 원하는 콜을 입맛대로 골라잡을 수 있게 하는 매크로 앱이 기사들 사이에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를 통한 예매 싹쓸이가 만연하면서 골프의 경우 일반인이 골프장 홈페이지에서 정상적으로 라운딩을 예약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국내 주요 골프장들은 보통 라운딩 3주 전 혹은 한 달 전 아침부터 예약을 시작하는데, 주말이나 연휴처럼 예약이 몰리는 날짜는 1분도 안 돼서 예약이 마감된다. 한 직장인은 주말에 라운딩을 나갈 때 3주 전 예약은 거의 불가능하다웃돈을 주고 예약하거나 가격이 비싸 자리가 남는 골프장을 예약하는 게 일상화됐다고 했다.

 

각종 예매, 온라인 판매 시장이 매크로 업자들에 의해 왜곡되면서 일반 이용자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를 차단하기가 쉽지 않다는 게 이들 업계의 고민이다. 매크로에 대한 차단 방법으로는 예약하는 과정에 보안 문자를 입력하는 절차를 추가하거나 선착순 예약을 무작위 추첨으로 바꾸는 방식이 거론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매크로는 이런 방법도 무력화하는 기능을 보유하고 있다.

 

골프장을 운영하는 한 국내 기업 관계자는 “매크로를 원천 차단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코로나 종식으로 국내 골프 수요가 해외로 분산되는 것 말고는 매크로 문제가 해결될 길이 없는 것 같다”고 했다. 국내 보안 업체들도 매크로와 관련해서는 근절 대책이라고 할 만한 방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업체 측에서 특정 매크로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도 금방 이를 우회할 수 있는 매크로가 새로 개발되기 때문이다.

 

제가 회원으로 있는 골프장에서는 골프 예약을 할 때 인증번호를 입력하고 나서부터 불법으로 매크로 사용한 약 15명을 적발했고, 징계 절차를 마련하고 있다. 내규에 의해 6개월 이상 출입정지를 할 수 있다고 되어 있다. 다른 골프장에서도 참고가 될 것 같다. 그런데 이것도 곧 무력화할 수 있다고 하니 다른 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 같다.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업그레이드하고 있기 때문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판매하는 업체와 이룰 막는 업체의 무한적인 싸움이 될 것 같다. 골프는 매너운동이니 모든 골퍼는 부킹이 힘들더라도 부정적인 매크로 프로그램 사용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참고자료; 조선일보, 관련 기사, 2022.9.26/ 매일경제, 관련 기사, 2021.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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