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교의 유대인 학생들에게 유대인이 세계적으로 두각을 나타내는 이유를 물어보면, 부모와의 대화와 토론을 꼽았다. 그 대화와 토론이 가장 빈번하게 이루지는 곳이 가정의 밥상머리에서 부터이다. /여기서 말하는 밥상머리는 유대인 부모가 밥상 맞은쪽에 앉아 밥상머리에 앉은 자녀와 함께 예배드리고 식사를 하면서 교육을 하는 자녀교육의 현장을 말한다. 간단히 말하면 밥상머리교육이란 ‘가족이 모여’ ‘함께 식사하면서’ ‘대화를 통해’ 가족 사랑과 인성을 키우는 것이다.
실제로 밥상머리 대화의 효과는 전 세계적으로 여러 번 입증된 바 있다. 1980년대 미국 하버드대 캐서린 노스 박사연구팀은 3자녀를 둔 83개 가정을 대상으로 2년간 아이들의 언어습득 능력을 연구했다. 결론은 밥상머리 교육의 힘은 크다는 것이었다. 연구기간 아이들이 평균적으로 습득한 어휘는 2천여 개 인데, 이 중 책읽기를 통해 얻는 단어는 140여개인 반면, 가족식사 중 배운 단어는 1,000개가 넘었다. 초등학교 진학 후에도 가족식사 횟수가 많은 아이일수록 학업성적과 안정감이 높았다고 한다. /콜럼비아대학교 CASA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식사를 자주하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에 비해 부모님과 형제 자매와의 관계가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네소타대 연구팀이 학생 4천명을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에서도 가족식사의 빈도는 우울증이나 자살률과 반비례했다고 한다. /이에 대한 내용은 임지은씨가 저술한 ‘부모라면 놓쳐서는 안 될 유대인교육법’ 제3장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이 책의 내용과 제가 느낀 점을 보태어서 말씀을 드리겠다.
밥상머리 교육은 아이들의 건강에도 유익하다고 한다. 미네소타대 연구에 따르면 가족과 식사를 많이 하는 아이일수록 과일과 야채 등 칼슘과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더 많이 먹었고, 탄산음료나 당분이 들어간 음식의 섭취율이 낮았다.고 한다. 하버드대 의대가 1996년 1만6000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식습관을 연구한 결과 가족과 매일 저녁을 먹는 청소년은 그렇지 않은 청소년보다 매일 과일과 야채를 한 끼분 이상을 더 먹었다. 반면에 튀김류나 탄산음료의 섭취 비율은 절반밖에 안 돼 비만 방지에 큰 효과가 있었다.고 한다.
유대인은 수천년간 밥상머리 교육을 철저히 지켜왔다. 박해로 인해 학교나 회당에 갈 수 없을 때도 그들은 가정에서 밥상머리 예배를 드리며 정체성을 지켜왔다. 아버지는 랍비역할을 하여 선생노릇도 한 것이다. 랍비는 유대교에서 율법학자 또는 존경받는 선생을 일컫는데, 성서를 바탕으로 한 유대교의 율법을 가르쳐 후대에 전달하는 역할을 한다./ 유대인은 가급적 저녁 한끼는 가족과 함께하며 대화와 토론을 즐깁니다. 사정이 여의치 않더라도, 이들이 꼭 지키는 것이 있는데, 바로 안식일 전야 저녁식사이다. 아무리 일에 바빠도, 멀리 살아도 이 날 만큼은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안부를 확인하고 특별한 식사를 나눈다. / 먼저 어머니가 식탁위에 촛불을 켜고,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이에 아버지가 일주일간 어머니의 노고에 대한 감사인사를 전하며 아이들을 축복한다. 이렇게 시작돈 식사는 적어도 서너시간씩 이어진다. 이들은 탈무드와 토란에 대한 토론부터 사소한 일상까지 시시콜콜 대화를 나눈다.
루엘 엘 하우는 그의 저서 <대화의 기적>에서 이렇게 이야기했다. 즉“ 몸에 피가 흘러야 한다면, 사랑에는 대화가 흘러야 한다. 피가 멈추어 섰을 때, 그 몸이 죽기 시작하듯, 만약 대화가 멈추어 버린다면 사랑은 죽은 것이다. 이미 죽은 몸은 살리지 못하지만 대화는 이미 죽은 관계까지 회복할 능력이 있다. 이것이 대화의 기적이다. 라고 했다.
사랑의 시작은 그 사람의 마을을 알아주고 이해해주는 것이다. 유대인 부모는 맛있는 음식과 함께 편안한 대화로 자녀와 단단한 유대관계를 맺는다. 아이가 설사 잘못한 일이 있다고 하더라도, 식탁에서는 절대 야단치거나 훈계하지 않은 것을 원칙으로 한다. 온 가족이 모여앉은 밥상은 단순히 한 끼를 해결하는 자리가 아니라 영혼을 살찌우는 시간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유대인 부모는 밥상에서 많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노력한다.
식사가 끝나면, 어머니는 대화가 끊이지 않도록 달콤한 디저트를 차와 함꼐 여러차례 걸쳐 내놓는다. 이러한 전통 때문에 후식문화가 발달했고, 세계적인 디저트회사들이 탄생했다. 즉 던킨 도너츠의 윌리암 로젠보그, 허쉬 초콜릿의 밀턴 허쉬,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의 매터 루우벤, 베스킨 라빈스의 베스킨과 어빙 라빈스 등이 모두 유대인이다. 유대인 부모는 달콤한 디저트와 함께 서로에 대한 칭찬과 격려를 잊지 않는다, 유대인에게 가정은 안식처이자 삶의 균형점이다. 밖에서 받은 스트레스나 상처는 가족들 간의 따뜻한 대화와 웃음 속에서 사르르 사라지게 된다.
유대인은 밥상머리에서 나는 혼자가 아니라 우리라는 돈돈함을 느끼고,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용기와 희망을 얻는다. 아울러 식사예절을 통해 예의를 갖추고, 배려와 나눔의 의미를 실천할 수 있는 인성을 기른다.
유대인의 밥성머리교육을 타산지석으로 삼아 우리가 할 수 있는 밥상머리교육 실천법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일주일에 1번내지 2번 이상 가족 식사의 날을 정해 실시한다.
2. 정해진 장소와 정해진 시간에 함께 모여 식사한다.
3. 가족이 함께 식사를 준비하고, 함께 먹고, 함께 정리한다.
4. 식사 중에는 TV를 끄고,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않는다.
5. 대화하면서 천천히 먹는다,
6. 하루 겪은 일과를 서로 이야기 한다.
7. 어떻게 하면 좋을까? 라는 식의 열린 질문을 던진다.
8. 부정적인 말과 잔소리는 하지 않고, 공감과 칭찬을 많이 한다.
9. 아이의 말을 중간에 끊지 말고, 끝까지 듣는다.
10, 행복하고 즐거운 가족식사가 되도록 노력한다.
이상의 내용을 참고하고 막막하다면 일주일 1번이라고 가족식사의 날을 시작해 보길 바란다. 명심해야 할 것은 밥상머리는 훈계하는 자리가 아니다. 아이들이 말을 할 때는 중간에 끓지 말고, 끝까지 들어주는 것이 핵심이다. 아이들은 부모가 자기 마음을 이해해주고, 자기가 하는 말에 공감해 줄 때 아이는 눈에 띄게 자라는 것이다.
밥상머리 교육을 잘 하려면 어른들이 먼저 아이들과 대화하는 법부터 배워야 한다. 대화 소재로는 가벼운 일상 얘기부터 시작하되 단답형 질문보다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 식의 열린 질문이 좋다. 가령 아이에게 “오늘 학원은 잘 다녀왔니, 숙제는 다 했고?” 하는 식의 질문보다는 “오늘 학교 끝나고는 무엇을 했니, 요즘 숙제를 열심히 하던데 오늘은 어떤 숙제를 했어?” 식의 질문이 더욱 좋다. /아이들을 칭찬할 때도 추상적으로 뭉뚱그려 말하는 대신 구체적으로 얘기해 줘야 한다. “요즘 많이 좋아졌어” “오늘 참 잘했어” 라고 말하기보다는 “요즘 네가 약속시간을 잘 지켜서 엄마는 참 좋아” “오늘 네가 친구를 잘 도와주는 모습을 보니 정말 멋있고 대견했어” 하고 말하는 게 칭찬의 효과가 더 크다.
**과거 교육부에서 발간한 밥상머리교육에 관한 효과를 보면, 그림에서 보는 바와 같이 건강한 자녀와 화목한 가족을 만들고, 더불어사는 인성을 기르며, 문제해결능력이 있는 똑똑한 아이로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의 밥상머리교육은 조용히 먹는 것이 좋은 것으로 인식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다. 이는 아마 일본의 식민통치시대부터 비롯된 것으로 생각되는데 아주 잘못된 것이다. 어떤 사람은 유교사상에서 비롯된 것이 아닌가 하는데, 유교사상보다는 일제 강점기의 식민통치시대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도 이제 밥상머리 시간은 부모와 아이가 대화를 나누어 지혜를 나누는 자리로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 아이를 이 사회의 민주시민으로 성장시키려면, 가정에서 제대로 된 기본교육이 이루어 져야 한다. 교육은 외부기관에만 맡겨놓고, 가정에서의 역할을 소홀히 한다면, 좋은 교육의 목표점에 다다를 수 없을 것이다.
저는 과거 연구원에 다닐 때 바빠서 야근을 할 때가 많아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를 많이 하지 못했다. 그렇지만 아이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사회생활을 하는 것을 보고 고맙고 대견하다는 생각이 들어간다. 아무튼 이 방송을 듣는 젊은 부부들은 자녀들과의 밥상머리 교육을 실천하여 자녀들과 소통과 공감을 많이 형성하길 바란다. 그렇게 하면 아이들의 사고력과 발표력, 창의력이 한층 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한다.
'알기쉬운 경제이야기 > 연금과 노후준비, 자기계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행운을 얻는 7가지 방법 [이춘근 티스토리 76회; 자기계발과 처세술 #6] (0) | 2021.07.21 |
---|---|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습관(Ⅱ), 독서평론 [이춘근의 경제와 시사 #53, 처세술과 자기계발 #5] (0) | 2021.06.23 |
성공한 사람들의 행동습관(Ⅰ), 독서평론 [이춘근의 경제와 시사 #52, 처세술과 자기계발 #4] (0) | 2021.06.22 |
어떻게 인생을 살 것인가?-하버드대 인생학 명강의 (독서평론) [이춘근의 경제와 시사 티스토리 47회] (2) | 2021.06.17 |
유대인의 경제교육 [이춘근의 경제와 시사정보 #9] (6) | 2020.12.20 |